"세종시, '노무현 브랜드'라 하기 싫은 것"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주력 업종은 토건이고 대표 브랜드는 4대강이라고 맹신하고 있다"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은 세종시를 유야무야 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브랜드이기 때문에, 그래서 하기 싫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어 "5km인 청계천도 32개월이 걸렸는데, 4대강 사업은 총 길이 690.5km"라며 "이걸 3년 안에 다 해치우겠다고 하지만 일본의 하천 복원 전문가는 '이 정도면 최소한 10년 이상, 20년은 걸려야 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임기 내에 못 끝낼 것이 확실한 사업"이라며 "차기 정권이 이건 내 일이 아니라고, 이명박 대통령도 세종시를 엎었는데 4대강을 왜 내가 하냐고 중단시킬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세종시는 국회가 여야합의로 통과시킨 특별법이 있지만 4대강은 그 조차 없다"며 "그렇게 되면 22조 원의 대부분이 매몰비용이 된다. 이 대통령의 아집과 독선 때문에 혈세 수조 원이 공중으로 날아가게 생겼다"고 말했다.
▲ 5일 국회에 출석한 정운찬 총리ⓒ연합뉴스 |
"'일관성 중요'하다고 책에 썼던데"
민주당 박병석,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은 정 총리의 에세이 <가슴으로 생각하라> 중 '정부나 국가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효율성이나 객관성보다 중요한 것이 일관성'이라고 기술한 대목을 언급하며 "소신이 바뀐 것이냐"고 따졌다.
정 총리는 그러나 "일관성은 매우 중요하지만, 부분적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비효율이 예견되면 고쳐야 한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이 '백지화', '무력화', '유야무야' 등의 표현으로 정 총리를 공격하는 데 대해서는 "그런 말을 지나치다. 쓰지 말아달라"며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유수의 대기업이 들어올 거로 믿는다. 상당한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적어도 2~3개의 대학이 올 것이다"고 언급하는 등 세종시 수정안은 기업과 교육기관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부겸 의원은 "평소 내가 알던 정운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과잉충성도 민망스러울 정도이고, 계속 총대를 매다가 총알받이가 될 수 있다는 시중의 여론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나는 양파 총리 아니다"
이날 정 총리의 '뻣뻣한 모습'은 한나라당 소속인 이윤성 국회부의장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정 총리가 야당 의원들에게 "실국장에게 답하도로 해달라", "똑같은 답밖에 할 수 없다"는 식으로 일관하자 이 부의장은 "답변하는 태도도 내용도 부실하다"면서 "국회의원들이 묻는 것은 국민들이 묻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 총리는 '양파 총리'라는 지적에 "정말 억울하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그는 "저의 과거사를 전부 비춰놓고 하루에 하나씩 들춰 얘기하니 양파처럼 보이지만 저는 일생에서 한번도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은 없다"고 맞섰다.
그는 또 '허수아비 총리'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저에 대한 평가는 총리직에서 물러날 때 해 달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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