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단일 개헌안을 마련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19대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줄이고,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대선 주자들이 19대 대선과 동시에 개헌 투표를 하는 방안에 회의적이어서 실제로 이 개헌안이 투표에 부쳐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오는 5월 19대 대선과 동시에 개헌 투표를 부치자고 합의한 상태다. 내용은 19대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줄이는 부칙 조항을 넣고, 현행 헌법의 중임 제한 조항을 삭제하는 것이다. 이들 3당은 19대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줄이는 대신, 20대 대선부터는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개헌특위 바른정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은 17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3당 개헌안에 19대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자는 내용이 있다"며 "19대 대통령에 당선된 분이 3년의 임기를 끝내고 나서 우리가 추진하는 4년 중임제에 다시 출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다음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20대 대선에 재출마할 수 있어 최장 11년까지 대통령을 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이다.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부칙이 정략적 개헌으로 비쳐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여론전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에는 내각제 성격을 대폭 도입한 분권형 개헌이 이뤄지면 대통령의 위상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 은폐되어 있어 대선과 개헌 동시 추진에 부정적인 문 전 대표를 압박하기 위한 또 다른 꼼수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을 뺀 세 정당의 원내대표들은 이르면 이번 주 중에 이러한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의원 150명의 서명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개헌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다. 대선과 개헌 동시 투표에 적극적인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와는 달리, 같은 당 박지원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는 이에 부정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차기 정부가 2018년 지방선거 날에 개헌 투표를 하자는 데 소속 의원들의 총의를 모은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최성 예비 후보도 이날 종합편성채널 3사가 주관한 대선 경선 토론에 나와 개헌 자체에는 찬성했지만, 19대 대선과 개헌 투표를 동시에 치르는 데는 한결같이 반대 목소리를 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정략적인 대선 전 개헌은 반대한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이 참여하는 개헌 논의기구를 만들어 국민 여론을 수렴하면서 국회 개헌특위와 함께 개헌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을 뺀 3당이 개헌안을 발의하더라도 국회에 개헌안을 통과시키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200석)가 필요하다. 즉, 민주당의 도움 없이는 개헌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선 전 개헌'을 위해 3당이 연대하는 것 자체가 '반문재인 연대'를 위한 포석이라고 보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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