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 중도실용' 드라이브가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수세에 몰린 야권이 공조를 도모하고 나섰다. 당장 10월 재보선 후보 단일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시민주권모임 대표인 이해찬 전 총리 등은 8일 오전 '민주대연합을 위한 지도자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세균 대표는 "저희는 국회에서 또 다른 방도를 통해서 제 역할을 하면서 민주대연합의 한 축으로 참여해서 더 이상 민주주의의 후퇴와 시민사회나 종교인들이나 국민 여러분들이 국정에 대해서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적극 참여해서 민주대연합의 일원으로 저희들의 역할을 다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기갑 대표도 "진보를 넘어 민주를 넘어, 반MB라는 함께 힘을 모으자고 하는 (요구가) 많이 터져 나오고 있다"며 '반MB'에 방점을 찍으며 "정치권에서 반성하면서 겸손한 자세로 국민적 요구에 자세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불량한 정책을 가지고 지금 나라를 이끌고 있어서, 사람들도 불량하고 나라정책도 불량하고 불량한 정권이라고 봐야한다"면서 "그동안 우리가 민주정부 10년 동안 이룬 성과들을 다시 한 번 짚어보고 그동안 분열되서 이루지 못한 것을 자성을 하면서 앞으로 같이 연대해서 잘 풀어나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동 이후 이들은 "첫째,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민주주의의 후퇴와 서민경제의 파탄, 남북관계를 비롯한 평화체제의 위기 등에 대처해서 이 3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야, 종교, 시민단체, 정당 등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면서 "둘째,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민주개혁진영의 공동승리를 위해 뜻을 모아서 다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안산 재보선'이 야권 공조 시금석
그러나 초기 논의에 소극적이나마 결합했던 진보신당은 "반MB는 중요하지만 단순히 과거의 '민주대연합'을 부활시키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문제의식으로 이 모임에서 빠져 모임의 순탄치 않은 항로를 예고했다.
또한 이 모임이 10월 재보선 공동대응을 위한 자리는 아니지만, 지방선거의 야권 공조 성패를 가늠해볼 시금석인 재보선 후보단일화는 현실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야권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관심이 집중된 경기도 안산 상록을의 단일화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진보진영의 지지를 업고 안산 상록을에 출마한 임종인 전 의원은 이날 "야권단일화를 민주당에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간 민주당의 양보를 주장해 온 임 전 의원은 "야권 전체가 기득권을 고집하지 말고 크게 하나 되어 한나라당을 심판해야 한다"면서 "후보 등록 전까지 단일화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임 전 의원은 "정치협상, 선거인단 경선, 여론조사 등 구체적 방법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민 앞에 서겠다"고 덧붙였다. 단일화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지만, 야권 내부의 제1이슈가 된 단일화 의제를 선점하고자 하는 전략적 포석이 깔린 행보다.
반면 민주당 후보인 김영환 전 장관은 전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금 저하고 (임 전 의원) 사이에 10내지 15%이상의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단일화라는 것이 참 어려운 조건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단일화를 하든 안 하든 이길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힘을 갖춰야 한다' 이게 제가 갖고 있는 자세"라며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과 민노당 후보가 각각 출사표를 던진 수원 장안, 경남 양산에선 이같은 논의조차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노당이 후보를 확정한 충북 증평ㆍ진천ㆍ괴산ㆍ음성에서도 사실상 다자구도가 고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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