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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을 처단하자"…"노무현이 수치스럽다"

양서 금서조치 한 국방부, 극우잡지 <한국논단>으로 간부 교육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극우적 성향의 매체들과 인사들이 약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가 "만악(萬惡)의 원인인 김대중을 처단하자", "노무현은 사라졌지만 그가 남기고 간 죄는 지워지지 않을 것" 등의 내용이 담긴 월간지를 '간부교육용'으로 정기 구독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부적절한 내용의 재발 시 납품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미 내년 1월까지 500부씩 정기구독이 계약되어 있다.

"만악의 역적 김대중을 처단하자"?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5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국방부가 극우논조를 펼쳐왔던 월간 <한국논단>을 간부교육용으로 지난 2월부터 내년 1월까지 월 5백부씩 1년간 구독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997년 대선 당시 대선 후보들에 대한 공개 '사상검증'을 실시해 일반에 널리 알려졌던 이 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해 소식은 흉사였고, 한국인으로서는 수치심을 금할 수 없는 일", "만악의 근원이며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김정일에 종속하던 김대중이 명을 재촉했다" 등의 주장을 폈다.

이 잡지가 지난 3월호에서 "만악의 역적 김대중을 처단해야한다"고 주장하자, 국방부는 "서적 반납 및 대금 불납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으나 반품조치는 실시되지 않았고 구독료도 정상 집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안 의원은 "이렇게 극단적으로 우편향된 서적이 무분별하게 군내 반입되는 현상은 국방부의 장병 세뇌 의도"라고 질타했다.

국방부는 이 잡지를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안보문제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게재한 안보 전문지"로 규정하며 올해 1월 정훈 문화자료 선정 심의회에서 채택했다.

'나쁜 사마리아인', '지상에 숟가락 하나' 등 각종 기관에서 권장도서로 선정된 양서들이 '불온서적'으로 지정당한 것과는 정반대 현상인 것.

이에 대해 김태영 국방장관은 "한국논단의 내용이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경고했고 다시 그런 사안이 나올 경우 군에 납품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을 뿐 즉시 구독중단을 약속하진 않았다.

이밖에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등의 군강연도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편향된 가치관을 가진 특정언론인인 김종래 전 <조선일보> 국장,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강철환 <조선일보> 기자들의 초청강연이 2007년에 1건이었다가 2009년 8월까지 17건 등 현저하게 증가하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의 경우 <노무현의 난>, <대한민국 적화보고서> 등을 저술한 극우 인사로서 '노무현은 대한민국의 주적이다'라고 표현하는 등 극단적 표현을 자행해온 인사가 국군 장병들에게 극우적 사상을 심어주는 것은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관한 논란이 확산되자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국방부가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가득 찬 잡지를 구독해왔다는 사실은 절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지난해 촘스키, 장하준 교수 등의 양서를 금서조치 한 바 있는 국방부가 이런 엉터리 잡지를 정훈자료용으로 써왔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방부는 당장 한국논단의 구독을 중단하고, 두 분 대통령에 대한 모독을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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