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무총리실에 대한 첫 국정감사는 세종시 문제와 정운찬 총리의 도덕성 논란 등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정작 관례를 이유로 정 총리가 불참해 김이 빠진 가운데서 진행됐다.
야당은 물론 여당 간사인 이사철 의원과 김영선 정무위원장도 총리 출석 요구에 고개를 끄덕거렸지만 총리실 쪽은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며 "관례상 총리는 국정감사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오전 국감 시작 때 잠깐 인사를 한 정 총리는 오후에는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예방 등의일정을 수행했다.
세종시로 한나라당 의원끼리 갑론을박
정 총리가 빠진 가운데에도 이날 총리실 국감에서는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여당 의원들의 온도차가 분명히 드러났다.
한나라당의 친박계 부산 출신 허태열 의원은 "총리 발언으로 촉발된 세종시 논란은 우리 사회를 지역적으로, 정당별로 편가르기를 하게 만들어 놨다"며 "결자해지 차원에서 총리가 성공적인 세종시 조성에 적극 앞장서 국민, 특히 충청권 주민에게 총리의 진정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범친이계로 서울 출신인 고승덕 의원은 "행정복합도시 개념은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충청도와 국가 전체를 위해서라도 기업복합도시 등 산업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야5당 대표 회동을 통해 세종시 공조를 다짐한 야당 의원들은 원안 처리를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은 "일부 부처만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을 두고 처음에는 효율적이라고 해놓고, 이제는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다른 민감한 문제에 대해선 직답을 회피하던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이 문제에 대해선 "해외 출장을 많이 다녀봤는데, 캐나다와 호주의 행정수도인 오타와와 캔버라의 경우를 본다면 세종시에 행정부 일부만 가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권 실장은 용산참사에 대해서도 '본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철거민들이 자신의 주장을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나타낸 것이다. 버스와 일반인을 향해 새총을 쏘고, 교통을 마비시켰다"고 답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 정 총리는 사회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으로 살다가 저렇게(대통령·총리가) 됐다"며 "그분들은 누구보다 가난한 사람을 아끼고 사랑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정운찬 총리가 입각하면서 이 대통령의 중도 실용이라는 국정 운영철학에 공감한다고 했는데, 이해를 못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 대통령이 새롭게 내세운 중도 실용 정책이 노무현 정부 정책이나 정권 초기와 뭐가 다르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한나라당이 야당 때 비판한 재정 적자 확대, 위원회 급증, 공기업 부채 급증, 부동산 투기 붐 등은 현 정부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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