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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와 '모피아'에 포위된 '총리 정운찬',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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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와 '모피아'에 포위된 '총리 정운찬', 앞날은?

인준 가능성은 높지만 문제는 '그 이후'

정운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 표결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실시된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권은 인준 반대를 당론으로 굳혔지만 여야 의석 분포상 성사는 힘들어 보인다.

결국 정 후보자가 총리에 취임할 가능성이 지배적이라는 이야기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28일 인준투표는 통과 가능성 높아

▲ 정운찬 총리 후보자가 청문회에 나선 모습ⓒ프레시안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2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일 국회 본회의에서 당력을 총집결, 정 후보자 인준 표결에서 승리하도록 하겠다"면서 "이명박 정권이 집권2기를 맞아 제대로 일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발목잡기 정치공세를 정면돌파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내일 본회의에서는 친박연대와 무소속 의원들의 협조를 얻을 것이며, 정 후보가 총리로 임명된 뒤 업무수행을 통해 자질과 능력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10.28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 이명박 정권을 흠집내려고 정 총리 후보자를 난타하고 있다"고 정 후보자를 엄호하기도 했다.

물론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회동을 갖고 인준 반대 의사를 재확인했고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도 마찬가지다.

또한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이날 "부정비리 별이 6개로 늘어난 정 후보자를 위증죄를 물어 내일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 후보자가) 3억6000만원의 재산 증식을 위해 지출액을 고위로 축소한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가 민주당 청문위원들의 허위 해명서라는 지적과 함께 세무자료를 공개하라는 여론의 요구가 거세지자 이제야 '실수로 작성된 해명서였다'며 어물쩍 넘어가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인준이 부결되려면 한나라당에서만 3,40표의 반란표가 나와야되지만 현재로선 오히려 야당에서 정 후보자와 가까운 의원들 몇몇의 역반란표가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

정 후보자 역시 자신과 친분이 깊은 민주당 이성남 의원에게 전화해 "당론에 따라 반대표를 던져도 이해한다"고 말하는 등 여유를 보이고 있는 형편이다. 결국 인준 투표는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강만수· 윤증현· 권태신· 박영준의 포위망

정 후보자는 27일 보도된 <중앙선데이>와 인터뷰에서 "청문회를 끝낸 직후의 심정은 솔직히 착잡했다"면서도 "부족한 사람인 건 맞지만 나쁜 짓을 한 몹쓸 사람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공부할 때 항상 90점 이상은 받았다. (총리로) 일을 하면 그 정도는 받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세종시를 모범 도시로 만드는 데 열중할 것이고 용산 참사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리 정운찬'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일단 인준 통과 여부와 별개로 '흠집'이 많이 났다. 정 후보자와 친분이 깊은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총리가 되도 식물총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의 국정 장악 여부도 미지수다. 퇴임하는 한승수 총리를 비롯해 일부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과 엇박자를 내면 안 된다'며 정 후보자의 '소신 행보'를 미리 견제하기도 했다.

또한 청와대가 정 후보자에게 어느 정도로 힘을 실어줄지도 미지수다. 정 후보자의 '전공과목'인 경제분야에 대해선 이명박 대통령 본인이 전문가를 자처하고 있고 청와대에는 강만수 경제특보, 내각에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같은 '강골'들이 버티고 있다.

총리실도 마찬가지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정 후보자의 서울대 경제학과 후배지만 재경부에서 국제금융국장, 국제업무관리관, 2차관을 지낸 정통 모피아다.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은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을 오래 지낸 인물로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을 지낸 '실세'다. 이들이 유임된다면 정 후보자는 보좌를 받기는 커녕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결국 이 대통령이 공간을 열어줘 정 후보자가 총리실 등에 믿고 쓸 만한 자기 사람들을 배치할 수 있는 지 여부가 '총리 정운찬'의 전망을 가늠하는 1차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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