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정운찬, '은혜갚는 호랑이' 될 것"

"위장전입? 복잡한 규제의 현실 속에서…"

정운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쏟아진 수많은 의혹 가운데 다수가 사실로 확인됐지만 한나라당은 "큰 하자는 없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정 후보자의 도덕성을 적극 옹호하지는 못했다.

23일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청문회를 어떻게 봤냐'는 질문에 "그분의 능력을 저희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고 그분의 능력이 우리 국가 발전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의도적으로 특정법을 회피한 건 없는 것 같다"

정 대표는 의혹들에 대해선 "그 분이 의도적으로 법을 안지키고 이런 것은 없는 것 같다. 실정법이란 것은 가능한 공직자는 지키는 것이 바람직한데 의도적으로 특정법을 회피하거나 악용하고 이런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방어막을 쳤다.

"인준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 정 대표는 "정 후보자의 눈이 부리부리해 호랑이처럼 보이는데 우리 나라 옛날이야기 중에 '은혜 갚는 호랑이'라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정운찬 총리'는 이번에 책임있는 일자리를 통해서 국민들에게 은혜를 반드시 갚을 분이라고 생각을 한다"고도 말했다.

정 대표는 장관 후보자들의 무더기 위장전입 사례에 대해선 "그런 관련법, 예를 들면 주민등록법, 학교 입학 규제 이런 것들은 사실 우리나라의 독특한 제도들"이면서 "우리가 복잡한 규제의 현실 속에 살고 있는데 앞으로는 우리의 공직자들이 그런 부분에 더 유념을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위장전입 사태에 대해 여당 대표의 답이 '규제완화'인 셈이다.

"세종시에 대해 소신과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줬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도 이날 "야당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성실한 소명이 있었고, 충분히 해명된 만큼, 국무총리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경륜이나 능력에 큰 하자는 없다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세종시 문제에 대한 정 후보자의 언급에 대해 "국가와 충청지역 발전을 위한 소신과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며 오히려 야당을 향해선 "세종시를 둘러싼 정략적 공세와 소모적인 논란도 종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세종시 원안 추진 등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지만 "정략적 동기에서 시작되고 정치공세로 점화되어 파당적 결정만 내리려는 태도로는 나라와 충청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이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부적격' 입장을 굳혔고 정 후보자에 대한 일반 여론도 좋지 않아 인준 투표를 앞두고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