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13일 법정에서 "(김종 전 차관과 같이 일을 한 것이) 국정 농단의 일환으로서 국민에게 죄송하고 너무 착잡하다"고 밝혔다.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최 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질문하는 도중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선 "저희가 이렇게 앉아서 서로 이렇게 한 게 국민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마음이 너무 착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제가 안고 갈 짐은 안고 가겠다"며 "제가 관여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는 후회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 씨는 그러나 "과정만 보고 국정 농단으로 몰고 가니까 저는 억울한 부분이 있다"며 "대통령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신게 아닌데 언론이나 이런데서 너무 몰고 갔다"며 여전히 억울함을 드러냈다.
최 씨는 지난 10일 공판 도중 박 전 대통령의 파면 소식을 들은 후 휴정 시간에 대기실에서 대성통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먹인 김종 "박근혜 최순실에 이용당했다...국민께 죄송"
이날 증인으로 나온 김종 전 차관은 자신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로부터 이용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최 씨 등과 공모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압력을 넣고, 선수단 에이전트로 최 씨 소유 회사 더블루K를 연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최 씨가 박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어서 쉽게 거절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놓으며 "어떻게 보면 제가 이용당하는 안전 장치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법정에서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몇 번이나 울먹였다.
그는 "체육계의 총책을 한 번 멋지게 만들어보고 싶었다. 체육이 우리나라 정부 정책에서 주요 정책으로 올라가게 하고 싶은 개인적 생각 때문에 최 씨에게 어느 정도 여러 가지 몇 가지 체육 개혁에 필요한 것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대통령에게 전달 될 수 있는 걸 이야기 한 것이 국정농단이 된 것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의 증언을 들은 최 씨는 "내가 짐을 안고 갈 것은 안고 가겠지만 사실대로 말했으면 좋겠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최 씨는 김 전 차관에게 "(제가) 사익을 추구한 것처럼 몰고가는 게 억울하다"며 "저는 스포츠 기획 자체는 잘못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전 차관은 "그건 제가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