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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현장] 나는 광장을 광장이라 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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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현장] 나는 광장을 광장이라 부를 것이다

[문학의 현장] 앙상블

아직은 아니다 몹시 추운 저녁
밝다 여기는 도시의 광장
길고 견고한 벽이 정면에 있다
벽에 올라선 사람들은 위태롭다 절벽
여러 표정과 식탁에서의 침묵이 암막에 가려 있다

남자의 손을 잡은 아이가 묻는다
남자는 대답할 수 없다
남자와 그의 아내는 거리로 나왔다 내외는 아이가 잠들 때까지 등을 쓰다듬곤 했다 그런 손

사람들이 철제에 달라붙었다 그것은 지하의 것이 아니므로
힘을 한곳에 모은다
지하에서 지상까지
그림자가 사라질 때까지
그렇게

개나리가 피었다
사내가 있었다 그는
가구점 앞에 놓인 가죽 소파에 앉아
그것이 무너질 때까지 자고 싶었다
죽은 쥐가 가로수 밑에 있었다

갈비뼈 같은 나뭇가지에 새들이 앉았다
새들은 벌거벗은 여자를 지켜보았다
여자는 하얀 손을 갈비뼈를 향해 뻗었다
둥글고 단단한 눈(目)
두개골이 박살난 새들의 부리가 바닥에 박혔다
낮과 밤이 나뉘었다
신맛이 났다

나의 아이야 숨어라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도록
사이렌 소리가 귀를,
총검을 든 사내들의 행렬과 뺨을 때리는 손뼉의 찰나―
나는 적의 심장에 날 선 단도를 찔러 넣을 수 있습니다. 적의 피가 솟구쳐 온몸을 물들일 것입니다. 그때마다 나는 호텔의 창문, 길고 긴 철로, 찬장의 검녹색 유리병 등이 떠오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광장을 광장이라 부를 것이다
나무는 나무
빨강은 빨강
처음 같을 너희의 얼굴들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들은 구겨진다
서로의 눈을 피하지 않고
어깨가 맞닿은 채로
모든 것이 멈추지 않길
하얀 이들이 그들을 덮쳤다

시작메모

목쉬도록 외쳤다. 그의 이름 다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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