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거침없는 언사로 여야를 싸잡아 비난하며 주목 끌기에 팔을 걷었다. '트럼프식 화법'을 모방한 듯한 행보다.
홍 지사는 28일 정치 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대법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 대선 출마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지금 민주당 1등 하는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홍 지사가 언급한 '뇌물 먹고 자살한 대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홍 지사는 이날 경남 창원의 한 식당에서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점심 식사를 한 후 기자들을 만나 노 전 대통령 "바로 옆에 비서실장이 그 내용을 몰랐다면 깜이 안 된다"고 했고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겨냥해서는 "2등하는 사람은 정치 자금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고 나온 사람이다. 내 사건은 법률적 쟁점이 없다. 그걸 나에게 시비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홍 지사는 지난 16일 '성완종 리스트' 연루 혐의에서 벗어난 뒤 강경 친박 세력을 '양박(양아치같은 친박)'이라며 직설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홍 지사는 이어 대선 출마 여부를 묻자 "지금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대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홍 지사는 "현재 대선 후보 지지율은 큰 의미가 없다"며 "국민 90%가 여론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지금 여론 조사는 광적인 지지 계층만 대답하는 여론 조사"라고 주장했다.
홍 지사와 인 비대위원장 등의 오찬은 홍 지사가 '성완종 리스트'에 오르며 징계로 받은 당원권 정지 처분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을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는 오찬 직후 취재진에는 "세상 이야기를 했다. 당원권 문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인 비대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항소심 선고 당일 홍 지사와 통화를 했는데 당원권 말씀을 하시기에 '맨 입은 안 된다. 점심은 사야 한다'고 답했다"고 말한 바 있다.
게다가 이날 회동에는 5선의 이주영 의원과 김한표, 윤영석 의원 등 경남 지역구 국회의원 7명과 함께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로 나선 안상수·원유철 의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대선 전략 이야기가 주요 대화 주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정치 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지난 16일 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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