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유서를 남겼을까? 공식적인 답은 "모른다"이다.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인 박지원 의원은 18일 저녁 "유서는 아직 확인이 안 됐다. 부인에게도 특별히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쓰던 책상이나 서랍 등에 유서가 보관돼 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죽음을 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평소 사용하던 컴퓨터에 짧은 유서를 남겨놓고 떠났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13일부터 한달 여 동안 입원을 했었기 때문에 죽음에 직면해 글을 작성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모광'에 가까웠던 김 전 대통령이 어떤 글을 남겨놓았으리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입원 몇일 전까지 계속 일기를 쓰셨다"면서 "혹시 그 일기에 그러한 말씀을 남겼는지 나중에 챙겨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전 대통령의 서거와 별개로 동교동은 자서전과 옥중서신집을 준비 중이었다.
"60여 차례 걸쳐 두 세 시간 씩 구술 작업"
박 의원은 "자서전은 상하권으로 거의 탈고를 마쳤다"며 "김 전 대통령이 감옥과 서울대병원에 연금된 동안 부인과 주고받은 또 다른 옥중서신을 집대성해서 곧 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 자서전 집필진의 일원인 유시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해 "대통령님께서 2006년부터 약 60여 차례에 걸쳐서 한 번에 두 세 시간씩 긴 구술 작업을 해주셨다"면서 "그 다음에 주로 여러 국정 자료들을 참고해서 재임기간의 활동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유 전 위원은 "원고가 거의 마감이 돼 있고 또 대통령께서 대부분 감수를 하셨다"고 덧붙였다.
지난 달 7일 원고를 거의 마무리한 자서전팀은 김 전 대통령의 최종감수를 겸한 오찬 회동을 가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회동은 김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로 취소된 바 있다.
결국 김 전 대통령 본인이 마침표를 찍지 못한 자서전이 출간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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