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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선거구제 개편으로 주도권 회복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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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선거구제 개편으로 주도권 회복 나서나?

[분석]야당은 반색· 친박 떨떠름… 복잡한 속내의 이면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근원적 처방'의 일환으로 밝현던 선거구제-행정구역 개편 문제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을 통해 "희생 없이 뭔가 바꾸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소신"이라면서 "이 대통령은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생산적인 정치 문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에서는 여당이 좀 손해를 봐도 꼭 이뤄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개헌'까지 언급한 청와대

▲ 이 대통령의 제안에 힘이 실릴까ⓒ뉴시스

이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당에서 입장표명이 있을 것이고 내일도 최고위원회, 주요간부회의 등에서 논의될 것"이라면서 "여야 정치권이 근원적 해법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한 논의 해줬으면 한다는 게 이 대통령 뜻"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대변인은 "노무현 정부 때는 중대선거구제 개편을 제의하면서 받아들여지면 (야당에) 조각권도 주겠다는 제안도 나왔다"면서 "정치적 공감대가 큰 사안임에도 정치권의 이해관계 때문에 진척되지 못한 게 사실이고 당시 한나라당에서 반대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변인은 "정치개혁, 선거제도 등에 있어서는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자는 것이다. 거대담론형부터 해서 진척이 없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대선이나 총선과 같이 큰 틀에서 변화가 필요한 사항은 기본적으로 국회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지만 필요하다면 개헌도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를 중심으로 권력구조 개편에 초점을 둔 개헌논의가 적지 않았지만 그간 청와대는 이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편이었다. 하지만 행정구역 개편-선거구제 개편 제안에 이어 개헌 논의까지 언급하고 나선 것.

"여야 대표 회담 열어 9월까지 마무리 짓자"

이 대변인의 이같은 브리핑 직후 박희태 대표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조를 맞췄다. 박 대표는 선거제와 행정구역 개편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대표회담을 제의했다.

박 대표는 "야당도 두 가지 문제에 대해 반대하지 않고 있고 국민도 공감하고 있다"면서 "선거제와 행정구역 개편을 위한 총력 지원체제를 갖추고 당내 정치선진화특위가 구체안을 다음 달까지 내겠다"고 밝혔다.

국회 내 정치개혁특위와 지방행정체제개혁특위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거친 뒤 9월 정기국회에서 제도화시킨다는 것이 박 대표가 밝힌 로드맵이다.

미디어법 문제 등 현재 장외에서 투쟁하고 있는 사안이 해결되지 못해서 그렇지 야권도 이 문제에 대해선 긍정적인 편이다.

복잡한 이해득실…영남권 친박엔 타격?

하지만 오히려 여권 내에서 이해득실 계산이 복잡하다. 특히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을 도입할 경우 한나라당 영남 싹쓸이 구도가 깨질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의 경우 선거제도를 바꾼다고 해서 그 자체로 인한 구도 변화의 폭이 넓진 않다는 중론이다. 충청권에선 민주당-자유선진당-한나라당의 분점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호남권에서는 한나라당보다 진보정당이나 무소속이 약진할 공간이 생긴다. 하지만 영남권에서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진보정당과 민주당의 공간이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결국 정치적 이해득실만 따져보면 영남권 친박의원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들도 반대의 명분을 찾긴 쉽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민주당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냐"면서 "이 아젠다는 친박이 반대하더라도 민주당이 찬성하면 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한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선 친이, 친박으로 접근할 것도 아니고 박근혜 전 대표에게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정치권에서 논의가 나와야 할 이야기를, 그게 설령 옳은 말이더라도 대통령이 먼저 꺼내면 정치적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극히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영남권의 다른 친박계 의원도 "행정구역 개편은 그렇다치고 선거제도 변화는, 개별 정치인의 정치생명이 걸려있는 문제이니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마뜩치 않은 표정을 지었다.

청와대의 계산은?

여권의 교통정리가 빨리 진행된다면 이 의제들은 블랙홀 식의 구심력을 발휘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된다. 반면 지지부진할 경우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세력끼리의 합종연횡이 전개될 공간도 열린다. 예컨대 호남과 영남에서 기득권을 가진 인사들이 힘을 모을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행정구역 개편, 선거제 개편, 개헌. 이 세 가지 사안 중 간단한 것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 사안 모두 정치사회적 공감대가 없지 않았고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닌다. 또한 노무현 정부 때처럼 대통령 임기 말에 개헌논의가 나왔을 땐 레임덕 현상과 맞물려 힘을 얻기 어려웠지만 이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행정구역 개편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확실한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다. 행정구역 개편의 물꼬가 터지면 선거구제 개편, 권력구조 개편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 동력이 생긴다. 청와대 입장에선 명분과 실리를 다 쥘 수 있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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