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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형오 턱밑 찍고 박근혜 텃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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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형오 턱밑 찍고 박근혜 텃밭으로

"엄중 대응" 엄포 일축하고 부산 영도에서 장외 행사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의원들이 31일 오후 김형오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의 남항시장 입구에서 언론악법원천무효 거리홍보 캠페인을 열었다. 야당 의원들이 국회의장 지역구에 가서 항의성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미디어법 강행 처리 이후 잠행하고 있는 김 의장은 민주당의 영도행 소식이 알려지자 비서실장을 통해 "이같은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난다면 국회의장의 모든 권한을 동원해 가장 기본적인 정치도의마저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엄중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지만 별무소용이었다.

"부산은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과 땀을 흘린 곳"

영도 남항시장 입구에서 정 대표가 발언하기 전 5~6명의 시민들이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에 아랑곳 않고 "부산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과 땀을 흘린 소중한 곳"이라면서 "그런데 부산에 오니 제1야당의 정책홍보마저 방해받았다. 안타까운 심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 부산시민들이 이 땅의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을 보고만 계시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아무리 이명박 정권이 이 땅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기 위해 별의별 노릇을 해도 민주주의는 살아 숨 쉴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김 의장을 직접 공격하진 않았다. '언론악법 강행처리는 원천무효'라고 강조한 정 대표는 "민주주의가 살아있고 시민정신이 살아있어 걱정 안 한다. 소란스럽고 걱정스러운 상황이다"고만 말했다.

이날 거리홍보캠페인에는 정 대표 외에 이미경 사무총장, 최철국, 최재성, 김희철, 안규백, 백재현, 최영희, 김상희, 강기정 의원이 동참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1일까지 부산에 머무른 후 2일에는 대구로 이동해 거리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곳은 박근혜 전 대표의 텃밭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민주당은 앞으로도 미디어법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의원들의 지역구를 찾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불법사전선거운동이기 때문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스스로 권위 떨어뜨린 김형오 의장 '당혹'

영도에서는 '자제'하는 모습이었지만 민주당은 이미 김 의장을 향해 집중포화를 날렸다. 거리홍보캠페인에 대해 김 의장이 발끈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김형오 의장 지역에 가서 홍보활동하면 안 된다는 법이 없다"고 일축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엄중대응한다면) 정치테러라도 하겠다는 것이냐"면서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를 주도한 김형오 의장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고, 언론악법 무효화를 이루는 그날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 의장은 미디어법 강행처리 직전 '본회의장 단상을 먼저 점거한 쪽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던 한나라당에 대해 오히려 '직권상정'으로 화답한 바 있다.

이처럼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린 탓에 야당의 공세에 엄포 외엔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기도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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