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표는 1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수회담을 제안하며 비장한 각오로 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다른 의원들은 굶지 마라"
정 대표는 "대통령은 국회의 대립과 갈등을 탓하고 있지만 그 근원지는 미디어관련법이다"면서 "미디어관련법 하나 때문에 국민은 분열되고, 국회가 마비되고, 국정파탄상황이 초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 19일 저녁 여야 영수회담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 민주당 정세균 대표 ⓒ뉴시스 |
그는 "김형오 국회의장도 오늘 '미디어법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많다. 이 법은 민생과 직결되는 건 아니다'라고 실토하지 않았냐?"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언론 관련법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명백하다. '여론수렴'과 '합의처리'이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조속한 답변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내가 단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의원들이 행동에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신이 '대표단식'에 나설 뜻을 밝혔다.
그는 "실질적으로 의석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많은 의원들이 제대로 싸울 수 있는 힘을 줄이는 것은 전략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표해서 단식하는 것으로 갈음해야 한다"면서 "단식을 고민하는 의원들, 삭발을 고려하는 의원도 계셨는데 자제 하실 것을 정식으로 권고한다"고 승부수를 띄웠다.
정 대표는 "최후의 보루로써 모든 것을 걸고 여권의 총책임자이고 실질적으로 언론 관계법을 밀어붙이는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과 이문제와 관련해 담판을 하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미디어법 외에 국정 전반에 대한 쇄신책을 의논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승부수 띄운 배경은?
제1야당 대표가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것은 과거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의 2003년 단식 이후 처음이다.
정 대표가 이같은 결단은 양면적 요인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의석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미디어법 저지를 위해선 특단의 수단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둘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미디어법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상황이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자칫하다간 '남 좋은 일'만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수도 있다.
이 승부수가 성공할 경우 민주당은 물론이고 정 대표 본인의 정치적 무게감도 급상승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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