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지난 23일 담화문으로 공장 매각 소식을 알리고, 이어 전체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해고를 통보했다.
회사는 23일 생산시설과 노조 사무실 전기를 차단하고 새벽 6시부터 관리자를 동원해 자동차 등으로 공장정문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들떠 있던 조합원들은 해고 문자를 받고 망연자실했다.
김완섭 동광기연 노조 지회장은 "23일 긴급히 개최한 교섭자리에서 김경호 대표이사로부터 이미 1월 19일에 공장을 (주)크레아안톨린에 매각했다는 사실과, 조합원을 해고하겠다는 내용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김 지회장은 "회사측의 일방적인 해고통보와 공장매각은 명백한 단체협약과 노사합의서 위반"이라며 "해고와 매각을 즉각 철회 하고 원상회복하라"고 요구했다.
동광기연(대표이사 김경호, 회장 유래형)은 한국지엠에 도어트림 등 자동차 플라스틱 내장제를 납품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매년 이익을 내 이익잉여금이 632억 원에 이르는 등 재무건전성과 유동성이 매우 안정적인 수준의 건실한 자동차 부품업체로 알려졌다.
회사 경영진은 2014년 인천 남동산단에 있던 공장을 전북 익산으로 이전해 운영하다 1년 만인 2015년에 원래 자리인 인천공장으로 재 이전 했다.
지난해 1월 공장에 원인모를 화재가 발생하자 4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공장을 임대해 또다시 이전했다.
금속노조 인천지부 동광기연지회 조합원들은 공장이전에 따른 고용불안과 장거리 출퇴근 등 고통을 감내했다.
지회 역시 회사와 2016년 10월까지 인천지역으로 공장을 이전시키겠다고 합의서를 작성하며 회사에 협조했다.
이전합의서를 지키지 않고 이전을 차일피일 미루던 회사는 결국 지난 1월 23일 공장매각과 정리해고를 일방적으로 진행했다.
회사는 모든 합의를 위반하고 공장 일방 매각과 해고를 단행했다.
회사 분할, 합병, 양도에 관한 동광기연 단체협약 제35조 1항과 2항에는 "해당 계약서를 체결할 때, 사전에 계약내용을 조합에 공개하고, 협의를 해야 하며, 계약 체결과정에 조합의 참여를 보장한다. 회사의 정리해산 시 70일전에 통보하고, 반드시 조합과 사전합의를 해야 한다"고 돼있다.
또한 2015년 노사가 합의해 공증까지 받은 확약서에 따르면 "노동조합과 사전 합의 없이 공장폐업. 법인해산/청산. 정리해고를 시행하지 않는다"고 돼있다.
김경호 대표이사는 2014년 7월 16일, 2015년 6월 18일, 2016년 4월 29일 등 수 차례에 걸쳐 지회와 합의한 조합원 고용안정 관련 확약서와 단체협약을 모두 위반했다.
또한 노조와 사전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장매각을 통보하고, 조합원 전원에게 해고 문자를 발송한 것은 매각 및 해고 절차 모두를 위반한 것이다.
동광기연은 1966년 동양이화공업(주)로 창업해 2017년 현재 동광그룹으로까지 성장했으며, 국내계열사는 동광기연㈜, ㈜인피니티, ㈜에스에이치글로벌, ㈜에스에이치아이엔티, ㈜에스에이치비피 등에 이른다.
2014년 현재, 에스에이치글로벌(대표이사 유승훈)은 인피니티 최대주주(지분 39%)였고, 인피니티는 동광기연의 최대주주(지분 34%)였다.
그런데 에스에이치글로벌은 2014년 인피니티 지분 39%를 총 289억원(주당 187만원)에 매수했고, 동광기연은 2015년 중 인피니트 지분 19%를 174억원(주당 약 230원)에 인수했다.
동광기연이 인피니트 지분을 1년 만에 43만 원(23%p)이나 오른 가격에 인수했는지가 의문이다. 의결권도 행사하지 못하는 모회사 지분을 무슨 이유에서 인수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의혹투성이다.
노조는 동광기연이 2015년 남동공장 토지와 건물을 매각한 대금 330억 원을 주주(유래형 회장과 친인척)에게 배당하기보다 세금문제와 경영권 승계를 위해 관계회사 주식을 고가에 인수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면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동광기연이 은행에서 자금을 차입하면서까지 관계사들에게 2014년 151억 원, 2015년 256억 원을 무이자로 대여한 사실이다.
이로 인한 손해는 수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금속노조는 법률적 검토를 통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동광기연 관계회사인 에스에이치글로벌, SHBP, SHINT, 인피니트 등은 모두 동광기연과 동일하게 GM에 자동차 도어트림 내장재를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동광기연과 달리 오너3세들이 대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새로운 차종에 대한 납품기회가 생기면 오너3세 명의로 신설법인을 설립 한 후 사업기회를 몰아주고 있다.
동광기연과 그룹 경영진은 관계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회사를 급격하게 성장시키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그 결과 직계가족 3대는 경영권 승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했고, 국내계열사와 해외계열사까지 포함해 총 10여개가 넘는 법인을 거느린 동광그룹으로 살찌우고 있다.
동광그룹사 가운데 유일하게 노조가 있는 동광기연만은 투자를 멀리하고 노조에 대한 혐오감만 표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이정미 의원실은 25일 오후 1시30분 국회 정론관에서 동광기연(주) 밀실매각 철회와 부당해고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했다.
금속노조는 이번에 발생한 대량해고와 생존권 위협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회사가 노사합의를 위반해 조합원 몰래 감행한 공장매각과 정리해고 절차위반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며 동광그룹의 업무상 배임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준비하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노사합의서를 위반하고 강행한 공장매각과 정리해고 통보는 무효임을 인정하고 이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노사합의서 위반으로 인해 발생한 모든 책임은 동광기연(주)에 있음을 인정하고, 안산공장에 대한 무리한 기계반출과 용역투입 등을 자제하고, 조합원들의 "근로조건과 고용보장"에 관한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임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동광기연(주) 남동공장 매각대금 330억원이 정당하게 사용되었는지에 대해 기업의 사회적 양심으로 반성하고 모든 의혹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프레시안=인천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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