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대표의 노회한 정치력이 발휘된 것일까? 한나라당 내홍이 일단 수면 아래로 잠복했다.
9일 오전 쇄신특위는 활동을 재개했고 민본 21, 친이소장파들도 연판장 등 집단 행동을 접었다. 하지만 이들은 박희태 대표의 사퇴 시한을 '6월 말'로 설정해놓고 있다. 태풍 전의 고요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6월 말까지는 기다린다"
쇄신위는 "시간을 달라"는 박희태 대표의 요청을 받아들여 9일 오전 회의를 재개했다.
쇄신론에 동참했던 친이계 의원들과 민본21도 쇄신위의 입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당 화합의 전기를 마련하고 물러나겠다"는 박 대표의 발언이나 원희룡 쇄신위원장의 언급에서 구체적 일시와 벙법은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쇄신위는 6월 말까지 쇄신안 작업을 마무리짓기로 했고 민본 21도 지도부 사퇴시한을 6월 말로 제한했다.
친이 쇄신파인 김용태 의원도 기자회견을 갖고 "민본21, 쇄신위 등과 쇄신 보조를 맞춰가는 것이 근본적인 당 쇄신의 흐름을 이어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연판장 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당 쇄신위 활동과 당 지도부 움직임이 당 쇄신을 가로막거나 지지부진해진다면 6월말까지 시한과 관계없이 즉각적으로 연판장 작업을 재개하겠다"고 불씨를 살려뒀다.
박근혜의 '입' 이정현, 쇄신특위 사퇴
일단 시간을 벌었지만 한나라당 사정이 나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박 대표가 조건으로 내건 화합형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는 이야기다.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설 가능성이 없다는 것.
이런 와중에 박 전 대표의 '입'으로 불리는 이정현 의원은 8일 저녁 당 쇄신특위와 박희태 대표, 수도권 친이계가 '박근혜 당 대표 추대론'을 밀어붙는데 대해 반발하며 쇄신특위 위원직을 사퇴했다.
이 의원은 이날 쇄신특위 회의 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원 위원장에게 위원직 사퇴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특히 "친이-친박이 아니라 쇄신-반쇄신이다"는 정두언 의원의 주장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계파 안배를 맞췄던 쇄신특위에서 친박의원들의 추가이탈이 발생한다면 사실상 식물특위로 전락하게 된다. 쇄신안 창출은 물론 박희태 대표가 공언하는 '대화합의 전기'도 물건너 가는 것으로 한나라당은 시계제로 상태에 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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