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노무현표 코드인사'로 지목돼 현 정부 들어 많은 수모를 겪었던 정연주 전 KBS 사장도 봉하를 방문했다. 정 전 사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었으나, 동행한 부인은 시종 눈물을 흘렸다.
▲26일 분향소를 찾은 정연주 전 KBS 사장.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시종 침묵을 지켰다. ⓒ프레시안 |
한국진보연대 오종렬 상임고문은 노 전 대통령을 "서민후보"라고 추켜세우며 "장렬히 산화했지만 다시 우리 품에 돌아 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 고문은 이어 "우리는 슬픔을 딛고 새로운 대한민국, 국민 주권이 살아 숨쉬는, 국민 주권이 땅바닥에서 일어서는 그런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고인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를 부탁했다.
오 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개인적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재직 시절 만났을 때 그는 미국 앞에 당당한 대한민국이 되고 싶다고 했다"며 "하지만 (나에게) 반미는 곤란하다고 당부를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한미 FTA를 추진했지만 우리 진보진영은 이를 반대해 서로 충돌이 있었다"고 한미 FTA 추진을 둘러싼 노무현 정부와 진보진영의 갈등을 회고하기도 했다. 한미 FTA 반대 불법 집회로 오종렬 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재직 당시인 2007년 7월 구속된 바 있다.
그는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10.4 남북 공동선언을 통해 정치적, 군사적 장벽을 허무는데 혼신의 힘을 썼다"며 "바보 노무현을 함께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이날의 의미를 기억해주길 간곡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날 새벽 조문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승철 대변인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을 자살에 이르게 만든 과정이 문제다"면서 "노동계도 노 전 대통령을 함께 추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문성현 전 금속연맹 위원장은 지난 24일 가족과 함께 조용히 봉하를 찾았다. 당시 <프레시안>과 따로 만난 문 전 위원장은 "내가 창원통일중공업 활동을 할 때 노 전 대통령이 내 변호사였다"면서 "부림 사건으로 인권변호사에 눈을 떴던 분이 그 일을 계기로 노동변호사가 됐다"고 회고했다.
당시 이 일은 '학출 노조위원장과 고졸 변호사'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고 이후 노 전 대통령은 대우조선 이석규 열사 사건 때 제3자 개입금지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었다.
민노당 대표 시절 청와대 앞에서 1인 단식시위를 벌이기도 했던 문 전 위원장은 "한미 FTA 문제 등으로 대립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진정성을 인정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역할분담을 하는 것이 아닌가도 싶었다"고 했다.
▲ 조문을 마치고 분향소를 나서는 오종렬 고문. ⓒ프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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