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하버드 대학은 동남아시아 및 한국, 일본, 대만 등에 계획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취소할 경우 연간 5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자국내 석탄화력발전소 취소 및 해외 석탄 사업 투자 철회 등을 통해 조기 사망자 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두 단체는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최신 모델링 기법을 통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 및 한국, 일본, 대만에서 추진 중인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환경 영향 및 건강 피해를 산출했다.
기존 중국과 인도에만 치중된 연구에서 벗어나, 그 외 아시아 국가들에서 발생하는 석탄화력발전의 환경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룬 최초의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해당 지역 국가들에서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가 배출하는 오염 물질로 인해 아시아 전역에서 매년 2만 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2011년 기준).
더 큰 문제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모두 완공되는 2030년이면, 오염물질 배출량이 3배 늘고, 매년 총 7만 명이 조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그린피스는 해외 석탄 사업에 대규모로 투자해 온 한국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2007년에서 2015년 사이 석탄 관련 해외 사업에 7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했고, 앞으로 약 20억 달러를 추가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G20 국가 중 3번째로 큰 규모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손민우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한국 내 석탄화력발전소는 물론, 대규모 해외 석탄 사업에 대한 투자도 취소해야 한다”며 “그것만이 국내외 조기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가 다른 지역보다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이로 인한 환경 피해에 더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국가들이 급격한 경제 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35년에는 2011년보다 8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전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이다.
하지만, 늘어난 전력 수요의 대부분을 석탄화력발전소 증설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오염물질 배출과 관련한 기준이 허술하여 여러 환경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도 높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샤논 코플리츠 하버드 수석 연구원은 “동남아시아에서 석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이로 인해 대기 질과 공중 보건에 악영향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에너지 미래를 위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건강 영향 비용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전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석탄화력발전소 증설 계획은 대부분의 선진국들 선택과 대조된다.
선진국들은 파리 기후협정 이행과 공중 보건에 대한 우려 때문에,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한 전력 공급 비중을 늘리고 있다.
선진국 중에서 일본과 한국만이 유일하게 석탄화력발전소를 증설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현재 58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운전 중이며, 6기가 건설 중이다. 여기에, 8기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한국의 경우, 국내에 계획된 신규 석탄발전소를 취소할 경우, 매년 800여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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