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 계파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 결과 압도적인 다수가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을 물었다.
<내일신문>이 11일 보도한 여론조사에는 한나라당 계파갈등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를 포용하지 못한 이명박 대통령 측의 책임'이라는 응답이 63.1%였고 '이 대통령을 더 적극적으로 돕지 않은 박근혜 전 대표 측 책임'이라는 응답은 19.4%에 불과했다.
'쇄신' 전망과 '계파 화합' 전망이 다른 이유는?
이날 여론조사는 흥미로운 시사점을 남겼다. 한나라당 계파갈등의 전망에 대해선 '결국 화해할 것'이라는 응답이 48.0%로 '더욱 멀어질 것'이라는 응답의 36.2%를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쇄신 논의에 대해선 '기대하지 않는다'가 62.2%로 '기대한다'는 30.9%의 두배 이상에 달했다.
'계파화합은 되겠지만 쇄신은 안 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MB-박근혜 화합이 알파이지 오메가다"는 일부 인사들의 주장과는 거리가 먼 전망이다. 예컨대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은 이날 '이대로 가면 두 사람 다 망한다'는 칼럼을 통해 절박감을 드러낸 바 있다. 김 고문의 경우 정책기조에 관해선 일관되게 '우향 우'를 주문하고 있다.
계파 문제와 쇄신 전망에 대한 이같은 괴리에 대한 답은 정부여당이 가장 역점을 둬야 할 쇄신 항목에 대한 응답에서 나타났다. '밀어붙이기식 국정기조 변화'가 39.0%로 가장 높았고, '친이-친박 갈등 해소'가 20.9%, '이상득 의원 등 실세의 2선 후퇴'가 10.8%, '한나라당 지도부 퇴진'이 10.0%, '총리 및 내각 및 청와대 개편'이 5.5% 순으로 이어졌다.
계파갈등이 해소될지언정 국정기조가 변하지 않는 이상 쇄신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데, 그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는 이야기다.
한편 한나라당의 4.29 재보선 참패 원인에 대해서는 '여당 역할 잘못'이 32.2%로 가장 높았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잘못'이 26.8%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진보세력 등 야권이 잘해서'라는 응답은 3.8%에 불과했다.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그저그렇다'항목이 포함된 5점 척도로는 21.4%, 4점 척도로는 32.8%로 나타났다. 지난달에 비해 소폭하락한 결과다.
이번 조사는 한길리서치가 지난 9~10일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8백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으로 실시했고 표준범위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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