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0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사법발전을 위한 법관 세미나'를 열고 이처럼 불법행위 유형별로 적정한 위자료 산정방안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새 방안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생명권을 실효성 있게 보장하기 위해 주요 불법행위 유형을 정해 기존의 위자료 범위를 크게 넘는 일종의 '징벌적' 개념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불법행위 유형은 ▲ 영리적 불법행위 ▲ 명예훼손 ▲ 대형 재난사고 ▲ 교통사고 등 4개다. 고의적인 범죄이거나 사회 통념상 인정하기 어려운 위법이 결합한 경우, 중대 과실이나 부주의가 있는 경우 위자료가 많이 늘어난다.
새 위자료 산정방식은 3단계로 구성된다.
유형별로 위자료 기준액수를 마련하고, 법원이 정한 특별가중인자가 있는 경우 기준금액을 2배로 늘린다. 이후 참작해야 할 일반 가중·감경사유가 있다면 기준액의 최대 50%를 증액 또는 감액한다.
불법행위별 기준액은 영리적 불법행위 3억원, 명예훼손 5천만∼1억원, 대형 재난사고 2억원, 교통사고 1억원이다.
특별가중인자가 있으면 영리적 불법행위 6억원, 명예훼손 1억∼2억원, 대형 재난사고 4억원, 교통사고 2억원이 기준이 된다. 여기에 일반 가중·감경사유가 있으면 각 기준액에서 최대 50% 증가 또는 감소한다.
새 기준에 따르면 영리적 불법행위에는 최대 9억원의 위자료를 책정할 수 있다. 영리적 불법행위란 사업자가 재화·용역의 제조·유통·판매·공급 과정에서 불법행위로 불특정 또는 다수의 소비자나 일반인을 사망하게 한 경우다.
특별가중인자는 영리적 불법행위의 경우 고의나 중과실에 의한 불법행위, 수단·방법이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없을 정도로 위법한 경우, 이익 규모가 현저히 큰 경우, 생명·신체에 직접적인 위해 가능성이 있는 경우, 소비자·일반인이 상당한 신뢰를 했던 경우 등이다.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허위사실, 악의적·영리적 목적, 인지도·신뢰도·전파성 등을 고려할 때 영향력이 상당한 사람이나 단체의 행위 등이다. 직업·사회적 지위의 박탈·현저한 저하 등 명예·신용의 훼손이나 피해가 큰 경우도 중대 피해로 간주한다.
항공기 추락이나 건물 붕괴 등 대형 재난사고에서는 고의적 범죄로 인한 사고, 부실 설계나 시공·제작, 관리·감독에 중대한 주의의무나 안전의무 위반이 있는 경우, 관리·감독기관이 운영·시공업체 등과 결탁한 경우 위자료가 가중된다.
교통사고에서는 음주 운전이나 뺑소니 사고가 해당한다.
일반 가중·감경사유는 구체적인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가 정한다.
대법원 김영현 사법지원심의관은 "새 위자료 산정방안은 현재 재판 진행 중인 사건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다만 교통사고의 경우에는 사회적 파급 효과를 고려해 점진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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