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가 극비리에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을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방문 배경과 면담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총리는 지난 13일 오후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을 방문해 김 전 대통령과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김 전 대통령에게 검찰이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원장인 임동원(林東源), 신건(辛建) 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리고 이해를 구했다는 후문이다.
검찰은 이 총리가 동교동을 방문한 다음날인 14일 두 전직 원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직 국정원장에 대한 영장 청구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사이의 전면적인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농후한 사안이었다는 점에서 이날 이 총리의 방문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특사' 성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특히 두 전직 국정원장의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검찰의 논리를 김 전 대통령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 시절 도청은 없었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김 전 대통령은 두 전직 국정원장에 대해 영장이 청구된다는 사실에 상당한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실제로 검찰이 두 전직 국정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동교동의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날 만남의 냉랭한 분위기 때문인지 김 전 대통령과 이 총리의 독대는 30분도 되지 않아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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