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죽는 나라, OECD 노동자 사망률 최고를 기록하는 나라 대한민국. 쇳물에 빠져 숨진 젊은 노동자의 죽음은 ‘헬조선’의 또 다른 단면입니다. 소식을 접한 이들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당시 이 청년의 죽음을 애통하게 생각한 익명의 인사가 고인을 애도하는 시를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제목은 '그 쇳물 쓰지 마라'
그 쇳물 쓰지 마라
광염(狂焰)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 말 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 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 적 얼굴 흙으로 빚고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보자, 하게.
'제페토'라는 이름을 쓰는 누리꾼이 쓴 이 시는 고인의 죽음을 알리는 기사의 댓글로 처음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주목할 점은 여느 댓글과 달리 시 형식을 띤 이 댓글에는 다시 수 백 개의 댓글이 달렸고, 지금까지 이 댓글들은 고인의 죽음을 알리는 취지의 운동(Movement) 형식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페토라는 누리꾼은 그 뒤에도 시 형식으로 기사에 댓글을 달았고, 그의 댓글 시를 일부러 찾아 읽는 독자들도 생겨났습니다.
최근 그가 쓴 댓글 시를 묶어서 낸 시집 <그 쇳물 쓰지 마라>(수오서재 펴냄)가 나왔습니다. 그가 쓴 댓글 시 120여 편 가운데 80여 편, 그가 따로 블로그에 쓴 시 47편을 한데 묶은 책입니다.
프레시안은 <그 쇳물 쓰지 마라> 시집 낭독회를 출판사 수오서재와 함께 진행합니다. 11월 4일 오후 7시 홍대 레드빅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박태근 온라인서점 알라딘 MD가 진행하고 고민정 아나운서를 이야기손님으로 초대했습니다. 싱어송라이터 최고은 씨의 공연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시길 바랍니다.
* 제목 : 울어도 되는 낭독회_그 쇳물 쓰지 마라
* 일시 : 2016년 11월 4일 (금) 오후 7시~8시 30분
* 장소 : 홍대 레드빅 스페이스 ☞약도보기
* 신청방법 : 신청서 작성 ☞클릭
* 진행 : 박태근 MD (온라인서점 알라딘)
* 초대 : 고민정 아나운서
* 공연 : 싱어송라이터 최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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