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0일 '쌀소득보전 직접지불금 파문 국정조사'에 착수했지만 교섭단체 간사 회의 외에 아무런 회의 일정도 진행하지 못했다. 경제위기 상황과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정국 변화 등으로 인해 쌀 직불금 문제가 관심권에서 크게 멀어진 탓이다.
게다가 관련 정부부처는 '자료제출이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 12월 5일까지로 예정된 국조가 맥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료 갖고 있는 정부부처, 입 모았나
이날 송광호 특위위원장 주재 간사회의 직후 한나라당 장윤석 간사는 "국조특위가 지난주에 결의를 통해 오늘까지 정부에 불법수령 의혹자 명단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각 기관들로부터 자료제출이 어렵다는 답변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감사원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불법 수령 의혹자 명단이 없다. 명단을 재작성 중에 있지만 건강보험공단의 협조가 원활하지 못해 명단을 작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고, 건보공단도 "쌀 직불금 불법 수령의혹자 여부를 판단할 수 없어서 명단을 제출할 수 없다"는 의견을 표명해왔다는 것.
이밖에 농림수산부와 행정안전부 역시 "보유하고 있는 명단이 없다. 작성 중이다"는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최규성 간사와 자유선진당 김창수 간사는 "정부의 비협조와 무성의로 국정조사가 중대한 위기에 처했다"고 입을 모았다.
최 간사는 "행안부는 5만 명 (명단)을 확보하고 있는데도 심사를 완료한 뒤에 내겠다고 해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토로했고, 김 간사는 "과연 정부가 이번에 국정조사에 협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오히려 국회의 국정조사를 무력화시키려하고 방해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든다"고 말했다.
김 간사는 "특위 차원에서 위원장이 6개 기관(감사원, 총리실, 행안부, 농수산식품부, 국세청, 건강보험공단) 책임자를 국회로 불러서 자료 제출에 협조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입장은 무엇인지 듣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국정조사의 기관보고는 18, 19일로 예정되어 있다. 18일에는 행정안전부와 농수산식품부가, 19일에는 감사원 국무총리실이 함께 나와 일괄 보고를 하고 질의 답변을 하기로 한 것.
하지만 증인과 참고인 채택에 대해 여야가 아직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고 정부 부처가 극히 미온적인 입장이라 내실있는 조사는 난망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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