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제51강을 맞는 두발로학교는 전형일 교장선생님이 물러나시고 진우석 선생님을 새 교장선생님으로 모십니다. 초창기의 어려움 속에서 지난 50강을 잘 이끌어주신 ‘걷기의 진정한 애호가’ 전형일 전 교장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51강 이후를 새롭게 맡아주실 진우석 새 교장선생님께 회원 여러분과 함께 무한한 고마움의 말씀을 드립니다(전형일 전 교장선생님이 이날 인사차 참가하십니다. 많은 회원님 참가하셔서 두분 교장선생님과 인사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진우석 교장선생님은 저명한 여행가이자 여행작가이십니다. 스스로 ‘시인이 되다만 여행작가’라 하며 ‘걷기 달인’, ‘길의 탐미주의자’로 통합니다. 히말라야, 카라코람, 알프스, 백두대간 등 국내외 굵직한 트레일을 걸었으며, <서울신문>에 <진우석의 걷기 좋은 산길> 연재를 시작으로 국내외 ‘날 것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관광공사 ‘이 달의 걷기길’ 선정위원으로 있으며, 삼성 SERICEO‧여행작가학교 등에서 여행강사로 활동합니다.
걷기 좋은 10월, 진 교장선생님은 두발로학교 제51강으로 강원도 <오대산 선재길>을 선정하셨습니다. ‘아껴 걷고 싶은 예쁜 길’이며 ‘단풍나무가 제 얼굴 물에 비춰보는 수줍은 길’이라 합니다. 10월 22일(토) 당일로, 월정사매표소~월정사~선재길입구~오대산장~상원사에 이르는, 약 10.7km를 휴식시간 포함, 4~5시간 동안 걷는, 가을에 제격인 편안한 길입니다.
진우석 교장선생님으로부터 10월의 걷는 길 <오대산 선재길>에 대해 알아봅니다.
올가을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혹독한 여름이 가고 봄의 발걸음처럼 살랑살랑 걸어옵니다. 가을맞이 여행으로 <오대산 선재길>을 한 발짝 한 발짝 걸어보면 어떨까요. ‘천년의 숲길’로 불리는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시작으로 오대천계곡을 따라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습니다. 아껴 걷고 싶은 예쁜 길입니다. 단풍나무가 제 얼굴 물에 비춰보는 수줍은 길입니다. 상원사에 이르러 동대산을 바라보면, 어느덧 오대산에는 불법도 가을도 깊어갑니다.
오대산은 <삼국유사>를 쓴 일연스님이 ‘불법이 길이 번창할 것’이라 했던 불교의 성지이면서 한편으로 나무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오래되고 기품 있는 전나무, 자작나무, 신갈나무 등은 오대산의 가을 풍경을 더욱 깊고 묵직하게 합니다. 오대산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계곡을 따라 이어집니다. 1,400여 년 전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한 신라 자장율사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적멸보궁에 모시기 위해 걸었던 유서 깊은 길입니다.
선재길의 출발점은 월정사지만, 월정사 입구의 매표소부터 걷는 것이 좋습니다. 매표소를 지나 200m쯤 도로를 따르면 월정사 일주문이 나오고, 그 유명한 월정사 전나무숲길이 시작됩니다. 일주문에서 월정사까지 700m쯤 이어진 길을 특별히 ‘천년의 숲길’이라고 부릅니다.
일주문 안의 풍성한 나무들이 어서 들어오라 손짓합니다. 길 양편으로 쭉쭉 뻗은 전나무가 1,000그루도 넘습니다. 보기도 좋지만 전나무 특유의 알싸한 향기가 온몸을 정화합니다. 성황당을 지나면 쓰러진 전나무가 보입니다. 속이 텅 빈 나무 일부가 서 있고, 나머지 몸체는 편안하게 누웠습니다. 수령이 약 600년으로, 2006년 쓰러지기 전까지 숲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였다고 합니다. 전나무숲길이 끝나면 월정사 경내로 들어섭니다.
월정사는 643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지만, 6·25전쟁 때 깡그리 불타 오래된 건물이 없습니다. 다행히 적광전 앞에 서 있는 팔각구층석탑이 남았습니다. 탑 앞에는 두 손을 모아 쥐고 공양하는 자세로 무릎을 꿇은 석조보살좌상이 있는데, 살짝 미소 짓는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월정사가 끝나는 지점에서 선재길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선재는 <화엄경>의 선재동자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호젓한 오솔길 옆으로 오대천계곡이 재잘재잘 흐르는 소리가 정겹습니다. 징검다리를 건너면 선재길에서 가장 수려한 계곡이 펼쳐집니다. 설악산처럼 반질반질한 암반이 흐르는 물줄기와 어우러집니다. 암반에 주저앉아 손을 씻습니다. 시원하고 촉감이 좋습니다. 내 안의 번뇌가 씻겨 내려가는 기분입니다. 오대산장을 지나면 동피골 합류점을 만나고, 호젓한 계곡길이 상원사입구까지 이어집니다. 상원사로 가는 길은 하늘을 찌르는 전나무숲길입니다. 길 초입의 관대걸이는 세조가 이곳에 옷을 걸고 계곡에서 목욕했다는 유래가 전해집니다.
전설에 의하면, 세조가 목욕할 때 마침 가까운 곳에 동자승이 있었답니다. 세조는 동자승을 불러 등을 밀어달라 했고, 동자승은 열심히 때를 밀었습니다. 흡족한 세조는 장난기가 발동해 “어디 가서 왕의 등을 밀었다고 얘기하지 마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돌아오는 대답이 걸작이었죠. “왕께서도 문수보살이 등을 밀어줬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문수보살이 등을 밀어준 덕분에 세조는 피부병이 다 나았고, 이를 고맙게 여겨 상원사에 문수동자상을 세웠다고 합니다. 1984년 문수동자상을 문화재로 지정하려고 조사하던 중 복장 안에서 세조가 입은 것으로 추정하는 저고리와 <다라니경> 등 많은 유물이 발견됐습니다. 문수전 안 문수보살상에 인사를 올리면서 선재길을 마무리합니다.
두발로학교 제51강은 10월 22일(토) 서울에서 일찍 떠나 월정사매표소~월정사~선재길입구~오대산장~상원사에 이르는 약 10.7km를 휴식시간 포함, 4~5시간 동안 걷는 편안한 가을소풍길입니다. 이날 구체적인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0월 22일(토요일)>
07:00 서울 출발(6시 50분까지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6번 출구의 현대백화 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두발로학교> 버스 탑승바랍니다. 아침식사로 김밥과 식수가 준비돼 있습니다. 답사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제51강 여는 모임
09:30 오대산 월정사매표소 도착
09:40~11:30 월정사매표소~월정사~쉼터
11:30~12:20 점심식사(산속이라 식당이 없으니 사발면, 김밥 등 간단한 도시락을 지참하세요)
12:20~14:50 쉼터~오대산장~상원사
14:50~15:30 상원사 둘러보기
(상황에 따라 오대산장~상원사 구간은 버스 이동)
15:30 상원사 출발
15:50~17:00 늦은 식사 겸 뒤풀이(오대산 최고의 산채 음식점 <오대산농원식당>에서)
17:00 서울로 출발. 제51강 마무리모임
20:00 서울 도착(예정)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걷기 편한 차림(가벼운 등산복/배낭/등산화), 모자, 선글라스, 스틱, 무릎보호대, 물통, 윈드재킷, 우비(+접이식 우산), 따뜻한 여벌옷, 간식, 자외선차단제, 헤드랜턴(또는 손전등), 필기도구 등(기본상비약은 준비됨). 그리고 산속에서 점심식사용으로 김밥, 컵라면 등 간단도시락을 준비하세요.
▷두발로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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