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소 밀집지역에 12일 리히터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이슈에는 '경주 지진', 지진 대피요령', '내진설계' 등이 검색어로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경단체들이 지진으로부터 핵발전소 안전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은 13일 서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젯밤 국내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인식하고 노후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신규 건설을 늘리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전하다지만 걱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지난 12일 저녁 경상북도 경주에 리히터 규모 5.1과 5.8의 지진이 1시간 단위로 연달아 발생했다. 밤새 여진이 179회 이어졌고, 기상청은 여진이 수일에서 수십 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국민안전처는 현재까지 지진으로 8명이 다쳤고, 재산피해 신고도 253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국내 지진 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규모라고 지적한다.
문제는 이번 지진 발생 지역이 핵발전소 밀집지역이라는 점이다. 경주에서 월성핵발전소는 불과 27km 떨어져 있고, 인근에는 고리핵발전소, 울진핵발전소 등이 밀집해 있다.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은 "한국수력원자력은 지진규모가 정지기준을 초과해 월성핵발전소 4기를 수동 정지하고 긴급점검에 들어갔다고 한다"며 "그러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은 핵발전소는 안전하다고 발표하지만 걱정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국내 핵발전소가 밀집된 지역과 관련해 활성단층이 집중되어 있어 지진발생 위험이 크다"며 "국내 대부분의 핵발전소가 리히터 규모 6.5로 설계돼 있어 어제보다 더 강한 지진이 온다면 대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지진의 안전지대이고 내진설계가 충분하다며 안일한 대처만을 하고 있다"며 "후쿠시마 사고도 규모 7.9의 내진설계를 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9.0의 대지진이 발생해 참사를 피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제라도 위험신호를 제대로 받아들여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핵발전소 중심의 전력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무기만이 아니라 핵발전소도 멈춰야 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제남 정의당 생태에너지부 본부장은 "이번 지진은 한국도 지진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를 하는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안전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정부는 늘 내진설계가 잘 돼 있다며 지진에 안전하다고만 이야기한다"며 "그러나 어제 상황을 보면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안전대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유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을 막아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 있는 핵발전소의 위험성은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핵은 절대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핵무기만이 아니라 핵발전소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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