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브레넌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인해 미국이 심각한 국가안보적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브레넌 국장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 강연에서 "내가 공직에 몸담은 지 36년 동안 우리의 국가 안보에 이처럼 감당하기 어려운 도전을 경험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도전들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은 냉전 이후의 국제적 시스템을 지탱해 온 제도와 국제관계가 심각한 긴장 상태에 놓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브렉시트를 "EU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직면한 위기 가운데 가장 거대한 도전"이라고 평가하며 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잠재적인 연쇄 효과를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덴마크,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에서 일고 있는 유럽 회의주의가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국민투표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EU 내의 의사결정이나 합의 구축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봤다. 유럽이 "불확실성의 시대"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정보기관의 대테러 업무에서 EU는 구조적인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과 영국 정보 협력 관계는 브렉시트로 악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레넌 국장의 안보 위기론은 미국이 영국을 고리삼아 유럽 국가들과 구축해온 안보 동맹의 균열을 우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영국이라는 특수 관계국의 유럽 내 위상이 약화되면 미국의 안보 리더십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투표 이후 마치 나토가 무너지고 대서양에서 미국 동맹이 해체되며, 모든 국가가 막다른 골목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히스테리가 있는 것 같다"고 위기론을 단속했다.
그는 "브렉시트로 인해 대격변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브렉시트는 완전한 유럽통합 프로젝트를 달성하는 과정에 나타난 일시적 정지 버튼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브레넌 국장은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는 조끼를 입고 저지르는 이슬람국가(IS) 테러의 전형적 특징을 띠고 있다며 "미국 본토가 철저하게 봉쇄돼 IS가 미국 내 테러를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를 더 경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테러는 다에시(이슬람 국가를 지칭하는 아랍어)가 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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