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가 EU 탈퇴로 결론나자 유럽 각국에서 즉각적인 연쇄 반응이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 찬성 진영을 이끈 나이절 패라지 영국 독립당 대표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브렉시트를 실현할 수 있는 정부를 갖는 것"이라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기란 힘들다"고 사퇴를 요구했다.
캐머런 총리와 함께 EU 잔류를 호소했던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도 국민투표 결과의 책임을 물어 캐머런 총리의 사임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캐머런 총리의 후임으로는 찬성 진영을 이끈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거론되고 있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며 승리를 기다려 온 유럽 극우 정치인들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네덜란드 극우정당인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스 대표는 "자유당은 네덜란드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넥시트(Nexit)'를 요구한다. 네덜란드인에게도 국민투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는 "자유를 향한 승리다. 나는 몇년간 프랑스와 다른 EU가입국에서도 이같은 국민투표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각 가입국은 민주적으로 결함이 있는 EU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반면 EU 탈퇴 도미노 확산을 경계하는 유럽의회는 진화에 착수했다. 영국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우리는 이미 (브렉시트에) 준비된 상태"라고 밝혔으나 대책 마련을 서두르는 눈치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어떻게 다른 EU 국가들의 연쇄 반응을 막을지 방법을 논의해 보겠다"고 했다.
그는 "EU 회의론자들이 바라마지 않는 연쇄 반응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영국은 최대의 단일시장인 EU와 자국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슐츠 의장은 또 "그들은 (브렉시트의) 댓가를 받게 될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그런 위험한 길로 갈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독일 정부도 충격에 빠졌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오전 영국으로부터 정말 깜짝 놀랄만한 뉴스를 받았다"며 "아마도 유럽과 영국에 있어 슬픈날"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연합의 실질적 주도국들은 EU의 와해를 막기 위해 영국에 강력한 응징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최근 독일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떠난 것은 떠난 것"이라며 영국이 EU를 떠날 경우 단일시장의 혜택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오바마 정부도 사태 추이를 민감하게 주시하는 분위기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보고 받았으며 향후 캐머런 영국 총리와 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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