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돌프 히틀러는 유대인 600만 명을 조직적으로 학살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영국의 우파 역사학자 데이비드 어빙(67)이 오스트리아에서 체포됐다.
어빙은 유대인 대학살의 부정을 범죄 행위로 규정한 오스트리아 법에 따라 1989년 발부된 영장에 의거해 11일 남부 스티리아주에서 체포됐다고 루돌프 골리아 오스트리아 내무부 대변인은 밝혔다.
어빙은 극우 혹은 범게르만주의 운동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대학 클럽의 강연 요청을 받고 빈으로 오는 도중 고속도로의 정기 검문과정에서 신원이 노출돼 경찰에 잡혔다.
그는 히틀러가 유대인 대학살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주장 외에도 나치가 그렇게 대대적으로 유대인 대학살을 자행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대인이 나치에게 학살당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학살당한 유대인의 수가 과장됐고,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죽은 유대인 대부분이 독가스가 아닌 발진티푸스 같은 질병으로 죽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빙은 체포된 뒤 빈에서 남쪽으로 200㎞ 떨어진 그라츠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정식으로 기소돼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2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오토 슈나이더 법무부 대변인은 말했다.
그러나 슈나이더 대변인은 아주 오래 전 발언이 어빙을 계속 구금하고 있을만한 충분한 법적 사유가 되는지 확실치 않다며 다음 주말까지는 어빙의 기소 여부가 결정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미국의 유명한 홀로코스트 전문 학자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가 영국 법원에서 기각당한 적이 있다.
그는 독일뿐만 아니라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거주하는 것이 금지돼 있으며, 지난해에는 뉴질랜드 정부에 의해 입국금지 조치를 당했다.
'적극적인 유대인 대학살 부인자'라는 딱지가 붙은 어빙은 히틀러의 유대인 대학살 불개입설을 주장한 '히틀러의 전쟁'을 비롯해 30여 권의 저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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