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묻지마 살인' 피의자가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피의자 김모(34)씨 수사를 마무리하고 살인 혐의를 적용해 26일 오전 기소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8시 30분께 경찰서를 떠나 검찰로 향하면서 범행을 후회하는지를 묻자 "그런 질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재차 후회하지 않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저도 인간이니까 나름대로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후회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당초 김씨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 하다가 질문이 거듭 이어지자 간신히 입을 열었다.
김씨는 "피해자에 대한 원한이나 감정이 없고, 제 범행으로 사망한 나이 어린 피해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불거진 여성혐오 논란에 대해서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저 말고도 여러 부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면서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검찰로 떠났다.
김씨는 17일 오전 1시께 강남역 근처에 있는 서초동 주점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A(23·여)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모두 3차례 조사했는데, 김씨는 1차 조사에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경찰은 김씨를 검거했을 때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압수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 흉기와 그가 입은 바지에 묻은 혈액이 A씨 것임을 확인했다.
사건 당일 경찰은 "여자들에게 항상 무시당해 범행했다"는 진술을 공개해 사건은 여성혐오 범죄 논란으로 확산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사건을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묻지마 범죄로 규정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해 김씨를 조사했다. 6차례 입원 전력이 있는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인 김씨가 여성들에게서 괴롭힘당한다는 망상 때문에 범행한 것으로 앞서 결론 내린 바 있다.
경찰은 24일 김씨 입회하에 현장검증을 했고, 김씨는 진술한 대로 담담하게 범행을 두 차례 재연했다.
경찰은 피해자 유가족에게 심리적·경제적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현재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으며, 범죄피해자 지원센터를 통해 장례비를 지원했다. 앞으로 유족 구조금도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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