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전 고문은 18일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하고 기념식에 참석했다. 그는 이후 지지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국민의 분노와 좌절의 표시가 4.13 총선 결과"라며 "결과를 깊이 새겨서 새 판을 짜는데 앞장서 나갈 것을 여러분과 마음을 나누고 다짐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 자리에는 더민주 소속 이찬열·김병욱 당선자 등과 지지자 300여 명이 함께했다. 김 당선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세부적인 말씀 내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은 맞다"면서도 "늘 하시던 말씀"이라고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당선자는 "('새 판'이라는 말은) 러시아에 갈 때나 4.19 민주묘지 참배 때에도 했다"고 덧붙였다.
손 전 고문은 실제로 지난달 19일, 조정식·이찬열·양승조·강훈식 당선자 등 '손학규계' 10여 명과 함께 서울 수유동 4.19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가진 오찬 자리에서도 "20대 국회를 통해 근본적 위기 해결을 위한 새 판 짜기에 나설 수 있도록 모두 마음을 단단히 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월말 러시아 극동문제연구소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도 기자들과 만나 "정치에 새로운 역동성이 필요하다"며 "정말 새 판을 짜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우물에서 헤어나오는 길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었다.
다만 이날은 '새 판 짜기가 필요하다'는 수준을 넘어, 자신이 '앞장서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가 칩거를 풀고 정치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손 전 고문은 지난 2014년 7.30 재보선에서 경기 수원병(팔달구 일원)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후, 전격 정계 은퇴를 선언했었다. 그는 전남 강진에 토굴집을 짓고 칩거해 왔다.
손 전 고문의 이날 발언이 정계 복귀를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의 측근들은 "말씀하신 그대로 받아들여달라", "(복귀 시사라는 것은) 언론의 해석 아니냐"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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