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생각보다…"
방송사 출구조사 개표 결과가 나온 6시. 서울 여의도 정의당 당사에선 일순 침묵이 흘렀다. 방송사 두 곳의 결과가 엇갈렸다. 5~6석, 1~3석. 선거 상황실에 스무 명 남짓 모여 앉은 당직자들은 환호나 탄식 없이 숨을 죽였다.
잠깐의 침묵 뒤 그제야 입이 열렸다.
"한 석에서 세 석? 생각보다 너무 조금 나왔는데?"
"저게 비례대표 포함이야? 지역구만 카운트한 게 아니고?"
당직자들의 말 속에는 '생각보다'라는 표현이 자주 섞여 있었다. 두 자릿수 의석 확보를 목표로 했던 데 비하면 아쉬운 결과란 얘기다. 한창민 대변인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내부적으로 이번 총선 목표를 10석 이상으로 잡았다"며 지역구 2석을 포함해 최소 비례 5~6석, 총 7~8석을 마지노선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당직자들 사이에서 실망 섞인 반응이 나오자, 천호선 공동선대위원장과 심상정 상임대표는 "더 지켜봐야 안다"며 당직자들을 다독였다.
지역구 결과 발표가 나오자 이번엔 환호가 터졌다. 심상정 대표가 지역구인 고양 갑에서 약 56%를 얻어 33%대의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를 크게 이기고 당선이 확실할 것으로 나온 것. 당직자들은 "심상정", "심블리", "3선"을 외쳤다.
노회찬 후보 역시 경상남도 창원 성산에서 50%대로 '당선 예측' 결과가 나오자, 당직자들은 이번엔 "노회찬"을 연호했다.
경상북도 경산의 배윤주 후보가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을 상대로 24%대 예상 득표율을 보이자 격려의 박수가 나왔다. 이정미 비례대표 후보는 "선전하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전체 선거 형국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자 "그나마 다행"이라며 다소 안심하는 모습이다.
심상정 대표와 천호선·김세균 선거대책위원장 등은 개표 방송을 지켜보다 15분께 자리를 떴다.
심상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오랜 세월 동안 이어진 기득권 양당 체제로는 안 되겠다고 결론을 낸 것 같다. 총선 이후 대한민국 정치의 새판을 짜라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이어 "정당 지지율이 더 나오리라 기대하지만, 못 미치는 결과이긴 하지만, 3년 전에 비하면 이번 혹독한 선거 환경을 고려할 때 저희 노력을 인정해준 것"이라며 "저희 지지율은 다른 정당에 대한 반사이익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또 "3선 의원을 두 명이나 갖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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