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수준을 맴돌던 대구의 투표율이 이번 4.13총선에는 그 불명예를 벗어날 수 있을까.
대구는 2010년대 들어 치러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총선 때마다 투표율 '꼴찌'나 '끝에서 2등'을 기록했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때는 투표율 45.9%(전국 54.2%)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2012년 국회의원 선거 때는 52.3%(전국 54.2%)에 그쳐 인천(51.4%) 다음으로 낮아 '꼴찌'에서 겨우 벗어났으나, 2014년 지방선거 때는 52.3%(전국 56.8%)로 전국 17개 시.도(세종시 포함) 중 다시 '꼴찌'로 내려앉았다. 대구는 전국 평균 투표율을 까먹는 대표적인 도시인 셈이다.
다만, 2012년 치러진 제18대 대통령선거 때는 무려 79.7%(전국 75.8%)의 투표율로 광주(80.4%)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높았다. 당시 대선은 '고향 사람'으로 불리던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펼칠 때였다. 이 대선을 제외하면, 전국 각 선거구별로 당선자를 뽑는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대구는 '꼴찌'나 '끝에서 2등'의 투표율에 그쳤다.
대구의 투표율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싹쓸이'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는데 대체로 이견이 없다. 실제로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국회의원 선거, 2014년 지방선거 모두 당시 '한나라당'이나 현재의 '새누리당'이 모든 광역.기초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선거구를 독식했다. 2010년 지방선거 때 '무소속' 서중현(서구청장)·김문오(달성군수) 후보가 당선됐으나 머지않아 모두 '한나라당'으로 들어갔다. 이어 2012년 총선 12개 선거구와 2014년 지방선거 대구시장과 8개 구.군 단체장 자리는 모두 '새누리당'의 차지였다.
여당의 공천 갈등과 야권의 선전으로 이런 '싹쓸이' 만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4.13총선은 어떨까.
지난 4월 8일과 9일 실시된 '사전투표' 결과, 대구는 10.13%의 투표율을 기록해 전국 평균(12.19%)보다 낮을 뿐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부산(9.83%) 다음으로 가장 낮아 '끝에서 2등'을 기록했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사전투표가 처음 도입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사전투표율(8.0%)보다는 조금 올랐지만 여전히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사전투표율은 전라남도가 18.85%로 가장 높았고 인근 경상북도는 14.07%로 전국 5위였다.
다만, 대구의 사전투표율은 지역에 따라 극과 극의 현상을 보였는데, '수성구'가 14.59%로 전국 평균(12.19%)를 넘어선 반면 서구(7.93%)를 비롯해 남구(8.50%), 달성군(8.66%), 달서구(8.73%), 북구(9.91%)는 한 자릿 수 투표율에 그쳤다. 중구는 10.44%, 동구는 10.04%였다.
특히 이 같은 지역별 투표율을 다시 선거구별로 나눠보면, 김문수(새누리당)-김부겸(더불어민주당) '대선급' 후보가 맞붙은 '수성구갑' 선거구는 무려 16.27%를 기록해 전국이나 대구 평균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또 '수성구을'(12.48%)를 비롯해 '동구갑'(11.0%), '북구갑'(10.28%), '북구을'(9.62%) 선거구도 대구의 다른 선거구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들 4개 선거구는 이른바 '진박' 논란이 컸던 곳으로, '수성구을' 선거구는 새누리당 이인선 후보-더민주당 정기철-무소속 주호영 후보가 겨루고 있고, '동구갑'은 새누리당 정종섭-민중연합당 황순규-한국국민당 성용모-무소속 류성걸 후보가, '북구갑'은 새누리당 정태옥-더민주당 이현주-무소속 권은희 후보가, '북구을'은 새누리당 양용모-정의당 조명래-무소속 홍의락 후보가 다투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주호영.류성걸.권은희)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거나, 선거구를 옮겨 공천받은(양명모) 후보와 더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홍의락) 후보가 각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이밖에 '달서구을' 선거구는 9.45%, '동구을' 9.25%, '중남구' 9.16%, '달성군' 8.,67%, '달서구갑' 8.34%, '달서구병' 8.17%였고, 서구는 7.94%에 그쳐 '전국 최저' 사전투표율을 보였다.
적어도 2년전 지방선거나 4년전 국회의원 총선 같은 '싹쓸이'는 아닐 것으로 예상되는 대구의 2016년 4.13총선. 대구 투표율 역시 2년전이나 4년전과 다르게 '꼴찌' 수준을 벗어날 지, 4.13총선 투표일은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