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 10명 중 7명은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에 비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를 향한 비호감은 모든 성별과 연령대, 인종, 정치성향을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AP통신과 여론조사기관 GfK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4일까지 미국 성인 1천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7일(현지시간)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9%가 트럼프에 대해 '매우 비호감'(56%)이거나 '다소 비호감'(13%)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남성과 여성, 젊은 층과 고령층, 보수·중도·진보, 백인·히스패닉·흑인 등 모든 계층에서 과반수가 트럼프를 싫어했다.
심지어 트럼프가 경선에서 크게 승리한 남부 지역에서도 70% 가까이가 비호감을 표출했으며, 트럼프의 전통적인 지지층으로 여겨져온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백인들도 55%가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공화당 경쟁 후보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민주당 유력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비호감 응답률인 59%와 55%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트럼프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는 갈수록 악화하는 추세다.
AP-GfK의 조사에서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 응답률은 지난 2월 이후 두 달 만에 10%포인트 상승했다.
갤럽의 1월 조사에서도 트럼프가 비호감이라는 응답자가 60%를 기록했는데, 갤럽이 미국 주요 정당 대선 후보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공화당원인 캔디 에디는 "처음엔 그동안 금기시됐던 많은 주제를 제시하는 트럼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초기 트럼프의 발언들이 그가 편견에 휩싸인 인물이라는 사실을 감춘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예의 바르다' '어질다' '정직하다' '호감 간다' 등의 표현이 트럼프에게 적당한지를 묻는 질문에 70∼80%가량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63%, 공화당 지지자의 31%는 본선에서 "절대 트럼프를 뽑지 않겠다"고 답했으며, "꼭 뽑겠다"는 응답은 16%에 그쳤다.
트럼프에 대한 대중의 비호감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트럼프 측과 공화당도 우려가 커졌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고문을 지낸 애리 플레이셔는 "일반 공화당원들은 사람들이 트럼프를 워낙 싫어해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트럼프의 후보 지명이 거부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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