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죽 그래 왔지만, 인양에 지장 없는 한 참관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이 한 마디에, 청문회를 지켜보던 세월호 유가족 및 미수습자 가족들이 울분을 토했다.
"뭐가 '지금까지 그래왔지만'이야?"
"장난해 지금?"
불과 한 시간 전, 참고인 진술 시간에 '순범 엄마' 최지영 씨는 "인양 작업을 볼 수 있게 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했었다.
"엄마 아빠들은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인양 작업을) 보고 싶어서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바다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낮에는 전혀 뭔가를 하지 않고, 밤에는 크레인이 움직이는 걸 보며 '아 뭔가 하고 있구나' 합니다. 인양 작업인지 증거 훼손인지…"
지금도 동거차도에서는 최 씨를 비롯한 희생자 가족이 교대로 머물며 '바지선 위에 올라 작업을 지켜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절규하고 있다.
이런 희생자 가족들에게 29일 청문회에 출석해 "지금까지 그래왔지만, 참관을 검토하겠다"는 연영진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의 '약속'은 기만에 가까운 것이었다.
연 단장이 내놓은 '인양에 지장에 없는 한'이라는 단서도 희생자 가족들을 분노케 했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날 청문회가 끝난 후 방청인 발언 시간에 "계속 말씀할 때마다 '인양에 지장 없는 한'이란 단서를 다는데, 과연 단장께선 우리 가족이나 특조위가 인양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권영빈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은 "제가 바지선에 올라간 게 한 번이다. 이게 협조가 된 건가"라고 비판하며, "전향적으로 검토해서 적어도 2주에 한 번 바지선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유 위원장은 "가족과 특조위는 참관이 아니라 조사자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 단장은 이에 대해 "4월부턴 본격적인 인양이 시작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 발휘되는 상황"이라며 "인양에 지장 없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검토하겠지만, 그런 어려움이 있다는 것 알아달라"고 했다.
"인양 실패는 없다"는 해수부, 미수습자 대책도 "없다"
연 단장은 이날 인양 실패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했다.
장완익 특조위원 : 실패할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연영진 단장 : 오랫동안 검토했고 누가 봐도 우리가 하는 방법은 안정적입니다.
장완익 특조위원 : 실패할 리 없다는 말입니까?
연영진 단장 :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장완익 특조위원 : 그래도 실패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연영진 단장 : 실패를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권영빈 상임위원은 "실패에 대한 생각을 안 하면, 미수습자 방안도 없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권영빈 상임위원 : 만에 하나 실패 시 미수습자에 대한 계획은 어떠합니까?
연영진 단장 : 현재까진 없습니다.
권영빈 상임위원 : 실패 시, 누가 최종 책임을 지나요? 해수부는 책임이 없습니까?
연영진 단장 : 사고 유형에 따라 달라집니다.
미수습자 가족인 '은화 엄마' 이금희 씨는 마지막으로 "제 딸이 714일간 바닷속에 있다. 이게 과연 사람으로서 살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거냐"며, "최선을 다해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한 명의 실종자도 나오지 않게끔 해달라"고 청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