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유력한 도널트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이 글로벌 성장을 위축시킬 10대 위협으로 꼽혔다. 16일(현지시간) 이 보고서를 낸 곳은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다. 트럼프의 위협도는 10대 위협 중에서도 이슬람 테러와 동급으로 평가될 정도로 높은 편이다.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후보가 글로벌 위협 요인으로 포함된 것 자체가 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10대 위협에는 중국경제 둔화, 러시아와 서구의 신냉전 등 익히 들어왔던 요인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트럼프가 '글로벌 위협'으로 선정된 이유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자유무역에 대해 극도로 적대적인 태도, 그리고 특히 멕시코와 중국에 대한 적대적인 무역정책은 무역전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면서 "중동에 대해 군사행동을 불사하겠다는 태도(그리고 테러리스트 가족 살해에 찬성, 미국으로의 무슬림 입국 금지)는 지하드의 잠재적 조직원을 늘리고, 전세계에서 지하드의 위협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당선될 확률은 중간 정도로 평가한 반면, 그가 당선될 경우의 위협도는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의 위협 점수는 이슬람 테러 위협과 동등하게 글로벌 경제성장을 1.5%를 감소킬 수 있는 정도로 매겨졌다(25점 만점에 12점).
EIU의 분석가 로버트 파월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세계 10대 위협요인 목록에 미국 대선 후보가 포함된 경우를 알지 못한다"면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그의 극단적 성향이 국정을 마비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고, 그의 예측불가능한 성향으로 불확실성이 극도로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세계에 나쁜 충격이 될 것이며, 미국에게는 더욱 나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트럼프가 대선 본선에 진출해도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알려진 힐러리 클린턴을 이길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본토에서 테러가 발생하거나 경제가 갑자기 둔화되는 등의 돌발변수로 이 예상이 빗나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또한 보고서는 트럼프가 공화당 주류는 혐오하고 민주당이 극도로 기피하는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그가 당선될 경우 극단적인 정책들이 의회에서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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