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구 전 고려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를 식민사학자로 규정했다가 고소당해 재판에 넘겨진 역사학자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나상훈 판사는 5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이 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소장은 2014년 9월 출간한 저서 <우리 안의 식민사관>에서 김 전 교수의 저서 <임나일본부설은 허구인가>를 다루면서 그가 한국 고대사를 기술할 때 일본 극우파 시각에 동조했다는 허위사실을 써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소장은 김 전 교수가 저서에서 '일본이 고대 한반도 가야지역에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라는 기관을 두고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두 사람의 저서를 검토한 결과 김 전 교수가 임나일본부설을 긍정하는 주장을 한 적이 없고, 오히려 일본 측 사료인 <일본서기(日本書紀)>를 근거로 이를 반박했다고 봐야 한다며 이 소장을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주장하지도 않은 허위사실을 전제로 피해자를 식민사학자로 규정했다"며 "피고인의 학력과 경력 등을 보면 피해자가 임나일본부설을 아무 비판 없이 수용하지 않았음을 충분히 알았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역사학자인 피고인의 영향력을 볼 때 명예훼손 정도도 매우 크다"며 "그럼에도 자신을 식민사학 카르텔의 피해자로 포장하고 이 사건의 논점을 역사 논쟁으로 흐리려 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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