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49)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를 내고서 음주 측정을 거부하다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8일 오후 10시 20분께 술을 마신 상태로 강남구 대치동 우성아파트 앞 남부순환로에서 김모(55)씨의 택시 뒤범퍼를 들이받고서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한 혐의로 조 전 수석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사고 직후 "조 전 수석이 직접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고는 도망쳤다"고 신고했다.
김씨는 "사고 직전 차량에서 두 남자가 내려 운전을 교대하고서 출발하는 것을 봤는데, 그 직후 그 차량이 사고를 내 운전석을 보니 조 전 수석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다가가자 조 전 수석이 "피해가 없으니 그냥 가자"며 약 120m를 운전했고, 김씨가 쫓아가 항의하자 차에서 내려 도망갔다는 것이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자 조 전 수석이 다시 나타났다. 그러고는 "내가 차주지만 직접 운전하지 않고 대리기사가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며 김씨와 다른 주장을 했다.
경찰은 택시 등 차량 블랙박스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사고 후 조 전 수석이 운전하다가 차량에서 내리는 장면을 확인했다.
다만 경찰은 교통사고를 조 전 수석이 냈는지, 대리기사가 냈는지는 확인하지 못해 보강 수사를 통해 규명할 예정이다.
경찰은 술 냄새가 나는 조 전 수석을 현형범으로 체포하고 음주 측정을 요구했으나 그는 끝내 거부했다.
이에 경찰은 음주측정 거부를 이유로 조 전 수석의 면허를 취소할 예정이다.
조 전 수석은 사건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받고 이날 오전 2시 40분께 풀려났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라고 해서 풀어줬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누구라도 음주운전으로 현행범 체포돼도 1차 조사를 마치고서 신원과 주거지가 확인되면 불구속 수사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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