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오전 11시 54분] 생존자 이모씨 "기울어진 벽 잡고 올라가서 겨우 살았다"
제주시 추자도 앞바다에서 낚싯배가 전복되면서 다수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가운데, 가까스로 구조된 생존자 이모씨(49·부산)는 출발 당시 기상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주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6일 오전 6시25분쯤 추자도 섬생이섬 남쪽 앞바다를 지나던 어선이 사고어선에 매달려 구조를 요청하던 탑승자 3명을 구조했다. 이들은 즉시 한라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6일 병원 응급실에서 만난 이 씨는 저체온증과 심한 근육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는 아이스박스를 붙잡은 상태에서 가까스로 구조됐다
그는 "비가 많이 오고 파도도 심했다. 배가 출발한지 20분도 지나지 않아 '쾅' 소리가 나면서 사고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특히 "(해경) 구조대가 아침까지 아무도 오지 않았다. 구조만 빨리 왔어도, 바다위에 떠있는 사람들 전부 살았을 것이다. 나도 아침이 돼서야 고기잡이배를 통해 구조됐다"며 구조 지연을 원망했다.
또 "GPS를 틀어놓으면 해경과 연락이 된다는데…아"라고 탄식했다. 선체 내 GPS가 작동되지 않았다는 추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이 씨는 "배가 옆으로 기울어지면서 전복됐다. 선장도 위에 있다가 떨어졌다. 출발하면 안되는 날씨였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 씨가 기억하는 탑승객은 총 18명이다. 부산에서 온 승객 16명에다 가이드 1명, 선장 1명이다.
이 씨는 "구명조끼가 빗물에 젖어있어서 사람들이 입지 않았다. 나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다 사고가 나고 배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벽을 잡고 배 위로 올라가서 겨우 살았다"며 "배 위에서 사람들과 물건들이 둥둥 떠 있는 모습이 기억난다"는 말을 남기고 고개를 돌렸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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