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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기본료 폐지,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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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기본료 폐지, 이유는 충분하다!

"단통법 수혜 받은 통신사, 사내유보금으로 갚아라"

"누구를 위한 단통법인가?"

답은 나왔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수혜자는 이동통신 3사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이 누린 혜택은 명백하다. 반면, 휴대전화 이용자가 얻은 이익은 거의 없다. 국민의 통신비용을 줄이겠다는 건,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다. 단통법 시행 역시 그 연장선 위에 있다. 두 대통령의 약속은 깨졌다.

죽어가던 KT, 누구 덕에 살았나


다음 달이면, 단통법 시행 1주년이다. 이와 함께, 통신비용의 실질적인 경감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 가운데 단통법 시행의 최대 수혜자는 KT다. KT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2002년 민영화 이후, 일관되게 '고배당 정책'을 택했던 KT는 그래서 지난해 주주 배당을 전혀 못했었다. 그런데 KT는 올해 다시 주주배당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죽다 살아난 셈.

지난해와 올해, 뭐가 달랐던 걸까. KT 내부 역량은 변한 게 없다. 특별히 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지도 않았다. 다만 정책 환경이 바뀌었다.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단통법 시행, 그리고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이다.

단통법 시행을 계기로, 휴대전화 지원금(보조금) 경쟁이 사라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대폭 줄었다. 지난 2분기 기준으로, KT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마케팅 비용이 18.1%포인트 줄었다.

지난 5월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채택했다. 음성 통화는 기본 제공하되, 데이터의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차등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 역시 이동통신 업체들에게 보약이 됐다. 가입자 당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 휴대전화를 음성 통화가 아닌 데이터 전송 중심으로 활용하는 경향에 가속이 붙은 결과다. 실제로 KT의 경우 지난 2분기 가입자 당 매출은 1분기에 비해 3만4879원 늘었다.

▲ ⓒ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의 속 보이는 거짓말…"정부가 속았다? 봐줬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똑같은 효과를 누렸다. SK텔레콤은 지난 2분기 마케팅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3%포인트, LG유플러스는 13.5포인트 감소했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도입된 2분기 기준 가입자 당 매출은, 1분기에 비해 각각 3만6601원(SK텔레콤), 3만9782원(LG유플러스) 늘었다. 비용이 줄고 매출이 늘어난 효과, 각각 단통법과 데이터 중심 요금제 덕분이다.

단통법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직접 입법을 추진했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역시 이동통신 3사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정책 조율이 낳은 결과다. 정부 정책이 누구의 이익을 향했는지 분명해진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으로, 음성 통화량이 늘어나서 업체의 부담이 늘어나리라던 게 이동통신 3사의 전망이었다.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누구나 이런 전망이 거짓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스마트폰은 '손 안의 컴퓨터'다. 데이터 이용량이 계속 늘어나리라는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동통신 3사는 속이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런 거짓말을 덮어줬다.


"이동통신 3사, 사내유보금 27조 원통신 기본료 폐지해야"


통신비용 관련 정책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를 믿을 수 없다는 말이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서 나오는 건 그래서다. 지난 4월 기본료 폐지 등 가계통신비 인하를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던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일 다시 목소리를 냈다. 현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이동통신 3사가 막대한 이익을 얻었으며, 이들 업체가 확보한 무려 27조 원대의 사내유보금을 활용하면, 월 평균 1만 원 가량인 통신 기본료를 폐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지난 1분기 통계청 가계 동향 자료에 따르면, 2인 이상 도시근로자가구의 월 평균 통신비용은 15만 원대다. 이는 전체 소비액의 5.3%에 해당한다. 특히 저소득층에게 큰 부담이다. 월 소득액 100만 원 미만인 가구의 소비 지출액 중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6%다.

통신비용만 줄여도,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막대한 돈을 쌓아둔 이동통신 3사, 이들 기업에 유리한 정책 환경을 만들어 준 정부가 스스로 통신 비용을 낮출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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