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보낸 전통문에 답신을 보내려고 시도했지만, 북한이 접수를 거부했다. 통일부가 아닌 청와대와 직접 상대하겠다는 북한의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통일부는 지난 20일 도착한 북한 대남 담당 비서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전통문에 대해 21일 오전 10시 40분경 통일부 장관 명의로 답신 통지문을 전달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통일부는 "북측이 (통지문의) 명의를 시비 걸면서 접수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우리의 확성기 방송은 북한의 DMZ 지뢰 도발에 따른 응당한 대응 조치라는 점, 북한의 군사 도발과 위협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내용을 통지문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태를 수습할 용의가 있다면, 최근 일련의 도발에 대한 시인·사과, 책임자 처벌 및 재발 방지 조치 등 진정성 있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는 내용도 들어갔다. 지난 4일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일어난 목함 지뢰 폭발에 대해 북한의 시인과 사과가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았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아닌 홍용표 통일부 장관 명의의 통지문이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명의를 문제 삼은 것은 대북 정책 혹은 입장을 정하는 과정에서 통일부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김양건 통전부장은 김관진 실장 앞으로 보낸 전통문에서 남한의 확성기 방송을 "선전포고"라고 간주하는 한편 현재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 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는 말을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2013년 4월 개성공단 중단 사태 이후 처음으로 이날부터 개성공단의 입·출경이 제한됐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 보장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최소한 인원으로 (입·출경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당일 입·출경할 수 있는 인원과 기업 운영에 직접적인 인원에 대해서만 출입을 허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오늘(21일)은 총 471명이 출경할 예정이고, 778명이 입경할 예정이다. 주말 평균 체류 인원은 270여 명 정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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