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제1192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는 경과보고에서 "광복 70주년인데 축하의 박수를 보낼 수가 없었다. 여전히 할머니들은 해방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일본 패전 70년을 맞이해 발표했던 아베 담화는 반성이라는 말은 들어갔지만 당시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어떤 피해를 줬는지, 그래서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한 발언이 없었다"면서 "아름다운 말은 들어있지만 국가적 차원의 반성과 책임이 없었던 담화"라고 꼬집었다.
그는 "할머니들은 길거리에 서지 않아도 되는 그 날이 우리에게 해방이라고 했다. 자신들과 같은 피해자가 다시 생기지 않는 것이 해방이라고 했다. 그래서 올해 광복절을 기념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위 참석자들은 성명서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14일 발표한 담화에 대해 "전쟁의 주체도 객체도 불분명한 표현으로 피해 당사국들과 국민들의 공분만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잘못은 했지만, 더 이상 사과는 하지 않겠다'는 궤변으로 피해 당사국들에게 다시 한 번 전쟁의 고통을 안겨줬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명예와 존엄에 깊은 손상을 입은 여성들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아베 총리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고노(河野)담화에도 못 미치는 담화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인권을 다시 한 번 유린했다"고 강조했다.
아베 담화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힌 미국 정부에 대한 규탄도 이어졌다. 이들은 "패전 70년 아베 담화에 후한 점수를 준 미국 정부도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기에 충분하다. 미·일 동맹 강화를 통한 동북아 패권 전략이 인류의 양심과 정의에 우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2일 제1191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분신한 최현열 씨는 여전히 한강성심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씨와 같은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근로정신대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의 이국언 공동대표가 이날 시위에 참석해 최 씨의 근황을 전했다.
이 대표는 최 씨가 현재 사경을 헤매는 중이라며 "박근령 여사의 말이 너무 마음이 아팠고 언제까지 (위안부 피해자들이 시위를 하는) 이 상황을 지켜봐야 하느냐며 가슴 아파했던 분이다. 충동적으로 분신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본인(최현열 씨)은 노령연금 몇 푼 받은 것을 모아서 시민모임을 후원하고 또 그 돈을 아껴서 서울까지 올라와서 수요 시위에 참여했다"면서 "표현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분이 전하려고 했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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