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경향신문>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인 정 내정자가 대한정형외과학회지에 기고한 논문 3편이 제자들의 석사 논문들과 제목, 주제, 내용, 결론 등에서 매우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정 내정자가 2007년 대한정형외과학회지에 제출한 <경직성 양측 마비에서의 양측 대퇴골 감염 절골술>은 2005년 제자의 석사 논문인 <경직성 양측 마비에서의 양측 대퇴 감염 절골술>과 거의 비슷했다.
정 내정자의 논문 첫 문장은 "뇌성마비는 복잡한 변형이 동반된 하나의 질병군으로 환자에 따라 이환된 정도가 다르고 양상이 달라 일정한 치료법의 효과를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힘들다"로 시작하는데, 이는 제자의 논문 첫 문장과 완전히 일치한다.
다만, 제자의 연구 기간이 1997년부터 2004년까지인 반면에, 정 내정자의 연구 기간은 1997년부터 2005년까지라는 점이 달랐다. 연구 대상은 이 기간 중에 서울대병원에서 수술한 환자 26명으로 같다.
정 내정자가 2005년 대한정형외과학회지에 제출한 <정상 한국인의 3차원 보행 분석>은 2003년 또 다른 제자가 서울대학교에 제출한 석사 논문 <정상 한국인 보행의 3차원적 운동형상학적 및 운동역학적 분석>과 내용이 거의 유사했다.
이 논문의 연구 대상 또한 서울대학교병원에 내원한 "4~7세 아동 10명, 18~40세 성인 10명, 41세 이상 성인 10명으로 제자 논문과 완전히 일치했다. 결론에서도 제자가 썼던 "운동형상학적 운동역학적 분석"이라는 단어가 "삼차원 동작 분석"이라는 단어로 바뀌었을 뿐, 거의 복사하고 붙여넣은 수준이었다.
두 논문 모두 연구 대상이 "검사상 대퇴골 전염각이 30도 이상, 대퇴-족부각이-5도 이하 또는 25도 이상인 경우 혹은 심한 족부 변형으로 족부 진행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염전 변형 등의 기준을 충족하는 경직성 편마비 환자 55명"으로 완전히 일치했다. 연구 기간도 1995년부터 2002년으로 같다.
정 내정자는 이 논문들의 '제1저자'로 자신의 이름을 올렸으며, 제자들의 이름은 공동 저자 명단에 올리지 않았다. 그러면서 정 내정자는 이들 3개 논문으로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두 차례, 한국인체기초공학연구재단에서 한 차례 연구비를 타갔다.
정 내정자의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이달 중으로 예정된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정 내정자는 관련 질의를 집중적으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명수 전 교육부 장관 내정자는 지난해 6월 인사청문회에서 제자 논문을 가로채고 연구비를 타갔다는 비판을 받고 낙마한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은 7일 논평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이 내정한 정진엽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또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은 아직도 현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정진엽 후보자의 논문 표절 문제를 놓고 은근슬쩍 넘어가려 한다면 의료계는 물론 어느 누가 보건복지 행정의 수장 자격을 인정하겠느냐"라며 "관계 당국은 정진엽 후보자의 논문 표절 문제에 대해 사실관계를 신속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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