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30일 전문위원 3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각 행정부처에서 파견 받는 고위공무원단으로 차기 정부 출범 이후에도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될 이들 명단은 사실상 '이명박 정부'의 첫 행정부 인사로 꼽힌다.
인수위 전문위원에는 건교부 출신 3명, 재경부와 기획예산처 출신이 각각 2명씩 포함되어 있는 대신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은 한 명도 없어 이 당선자의 향후 정책기조를 그대로 드러냈다.
또한 한나라당 경선 때 박근혜 전 대표 쪽에 자신에 관한 옛 안기부 자료를 빼돌려 이 당선자 측에 제공했다는 의심을 받았던 김유환 국정원 경기지부장이 정무분과위 전문위원으로 임명되고 '이명박 서울시장'의 대변인이었던 김병일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장이 포함되는 '코드인사'도 눈에 띄었다.
한편 이재오 의원은 공식 직제에 없는 대운하 TF상임고문에 임명돼 눈길을 끌었다.
'코드'와 '실용' 혼재된 인사
파견 전문위원이 하나도 없는 부처에는 공정거래위원회 뿐 아니라 해양수산부, 과학기술부, 여성부도 포함됐다. 또한 해체론이 나돌고 있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경우 엄상현 경남교육청 부교육감만 합류했다.
인수위 측은 "일할 수 있는 실력 위주로 뽑았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조원동 재경부 차관보, 김동연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기획관 등은 각 부처에서 1순위로 추천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밖에 건교부에서 8·31 조치 등 노무현 정부의 주택정책을 주도했던 서종대 주거복지본부장, 현 정부의 건강투자전략을 입안한 최희주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관의 경우에도 '이명박 정부'와 '코드'는 다르지만 실력은 인정받는 사람들이다.
반면 외교통상부에서 파견된 이용전 전 북핵담당대사, 통일부의 엄종식 정책기획관, 육군본부 임관빈 정책홍보실장 등은 현 정부와 의견차이가 적지 않았던 인물로 꼽힌다.
이밖엔 법무부, 서울시 우대 현상도 눈에 띄었다. 법무행정분과위 전문위원으로 임명된 정병두 대검 범죄정보기획관과 진경준 속초지청장은 모두 임채진 검찰총장이 추천한 인물로 알려졌다.
서울시에서는 당선자의 서울시장 시절 대변인 출신인 김병일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장, 장석명 서울시 정책기획관이 합류했다.
전통적 '주류' 전성시대 다시 열리나
한편 이날 발표된 부처별 전문위원 가운데서는 40대 후반과 50대 초반이 대종을 차지했다. 정두언, 박형준으로 대표되는 당선자의 핵심 측근들과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실무형 인사로 해석된다.
출신 지역별로는 영남 15명, 서울·경기 8명, 호남 5명, 충청 5명, 강원 1명이었다. 대학별로는 서울대 16명, 연세대 3명, 고려대·성균관대 2명 순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영남, 서울대, 평균연령 50세 남성들이라는 한국사회의 주류들이 전진 배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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