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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일 "정부의 경제 기획조정 능력 강화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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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일 "정부의 경제 기획조정 능력 강화돼야'"

기업에만 맡겨두진 않는다?..."내년 7% 성장은 어려워"

사공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은 30일 "경제 성장의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우선 기업하기 좋은(비즈니스 프렌들리) 여건을 만드는 것이 'MB노믹스'의 요체"라고 강조했다.

사공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특위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시대의 국정 우선 순위는 기업 투자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정부조직 개편방향과 관련해서 "경제정책 기획조정 기능이 너무 약화됐다"며 "원칙적으로 이런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교통정리'기능을 강조한 이같은 주장은 "규제도 너무 많고, 기업에 대한 간섭도 많으니 기업에 맡겨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한나라당과 당선자 측의 기존 입장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박정희 개발연대'에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연구원으로 출발해 전두환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 노태우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내 정부 주도 경제개발 경험이 많은 사공 위원장의 개인적 소신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경제와 관련해 기업에게 마냥 모든 것을 맡겨두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형 정부경제기획조정 벤치마킹"
▲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사공일 공동위원장이 'MB노믹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공일 위원장, 윤진식 공동부위원장, 민동필 과학비즈니스벨트 TF 팀장.ⓒ연합뉴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정부조직개편 방안이 관심을 모았다.

사공 위원장은 "이 당선자가 기능 중심으로 개편해야지 숫자에 구애되지 말라고 한 것은 아주 중요한 말이고 이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면서 "작은 정부라는 것은 그 자체가 목표가 될 수 있지만 해야 할 일 안하면 안되니까 숫자를 줄이는 것에 얽매이지 말라는 것으로 아주 옳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재 (정부의) 경제정책 기획조정기능이 너무 약화됐다. 원칙적으로 이런 기능들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부처의 기획조정기능을 강화한다면 과거의 재경원과 같은 형태가 되는가'라는 질문에 "(이미 제출된 여러 안 중에서) 어느 안에 대해 주관이나 이런 것이 아직 전혀 없다'고만 답했다.

그러나 사공 위원장은 "기획조정기능 관련해서 벤치마킹할 대상으로는 미국은 연방제라서 우리와 다르고 유럽에서 경제가 잘 된 나라를 생각할 수 있다"면서 "싱가포르도 경제가 잘 되는 나라로 볼 수 있다. 일본은 내각책임제라서 벤치마킹 대상으로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경제기획조정기능 자체만 두고 미국형과 유럽형을 변별하긴 어렵다. 하지만 대체로 현 정부와 여권은 유럽형 경제시스템에 대해 호감을 보여왔고 한나라당이 미국형을 강조해왔던 것과는 온도차가 큰 것이다.

"거시경제 여건 상 내년 7% 성장은 어렵다"

사공 위원장은 부동산 정책, 경제성장 목표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현 정부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공급량을 줄이는 대신 세제로 풀려고 했지만 차기 정부는 공급량을 늘릴 것이며 이런 방향 자체가 과거와 다르다"고 강조하면서도 "투기 요인에 따라 부동산이 불안해지면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막아야 한다. 이는 이명박 당선자의 의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공 위원장은 7% 경제성장과 관련해선 "일부 전문가들도 7% 성장을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프렌들리 여건을 만들어야한다. 또 국가 전체의 효율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기업 할 의지를 북돋아 주고 법치를 잘되게 해야 한다"면서 "이 모든 것을 하면 국가 전체 효율성이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 있고 노동력 투입 면에서 줄어드는 것을 상쇄하고 남기 때문에 경제성장을 '최대 7%'까지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고 부연했다.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4%대 후반으로 제시했는데 7% 성장이 당장 내년에 가능한가'는 지적에 그는 "경기순환 측면에서 내년 경제 성장이 상당히 크게 고속성장하기 어렵다는 여건이 있다. 내년도 경제전망과 747을 바로 연결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7%는 평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내년 경제성장율을 5%로 전망하면 '이명박 정부' 내 평균 7%성장을 달성하려면 2009년부터는 거의 10%에 가까운 초고속 성장이 필요하다.

또한 그는 "그동안 세제에 의해서 수요를 억제해 부동산 시장을 잡으려 했지만 그것은 불가능하지 않냐"고 부동산 공급확대를 예고하면서도 "투기성 요인에 의해서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지면 경제를 살리고 성장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국정을 끌어 나가는 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것이 당선자의 의지고 우리 정책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정부 조정기능 강화하는 한편 기업을 거버넌스 파트너 삼을 듯

지난 20일 당선증 수령 이후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당선자 측이 보여준 행보는 '예상보다 신중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대북문제, 언론정책 등에선 현 정부와 차별성을 노출하고 있지만 부동산 정책, 정부 조직 개편 문제 등에 대해선 선거 기간에 비해 중도화 현상도 엿보이고 있다. 이 당선자 본인부터가 "지난 5년이 무조건 잘못됐다고 보는 건 선입견"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선자의 한 측근 인사는 "우리 기조는 한 마디로 '실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게다가 이날 사공 위원장이 '유럽형 정부 경제조정기능 기획 강화'를 강조한 것은 예상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다.

또한 사공 위원장은 "경쟁력강화특위는 (정부 출범 이후에도) 아마 어떤 형태로든지 존속하는 기구가 될 것이다"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지만 전경련이 민관 공동 국가경쟁력강화특위를 건의한 바 있다. 정부 부처를 만드는 것보다 카운슬(위원회) 형태로 나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정부의 경제조정기능 강화를 한 축으로 삼는 한편 기업을 거버넌스의 또 다른 축으로 삼아 경제성장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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