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소장파로 불리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22일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를 빌려 청와대의 정부 인사권 침해를 '위헌'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를 "구멍가게처럼 운영"한다는 발언도 내놨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에게 '책임 총리'로서 역할을 다 할 것을 주문하던 도중 "지금 우리나라에는 정부가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청와대만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죽하면 언론에서도 '당·정'이라는 말은 사라지고 '당·청'이라는 말만 쓴다"고도 했다.
그는 또 "정부가 존재감이 없게 되는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가 인사권 문제"라면서 "장관이 인사권이 없다 보니 별 힘이 없다. 권한이 없으니 책임 있게 일을 하기도 힘들다"고도 말했다.
정 의원은 이 같은 문제를 만드는 주범으로 '청와대'를 지목했다. 그는 "청와대가 각 부처의 인사까지 주무르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청와대의 인사비서관은 위헌적인 기구다. 청와대가 장관의 인사권을 침해하는 것은 권한쟁의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청와대의 인사 개입을 기업 총수의 계열사 운영 개입에 빗대며 '중소기업 같은 운영'이라는 맹비난도 이어졌다. "우리나라가 이제는 중소기업이 아니라 대기업"인데 "총수와 몇몇 총수의 측근이 (계열사를) 운영한다. 대기업을 구멍가게처럼 운영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정 의원은 "민주국가에서 권력은 국민에게 있고 국민이 권력을 직접 행사할 수 없으니 대통령과 장관 등에게 법에 근거해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면서 "권력은 공공재다. 정치 지도자들의 권력관이 권력을 공공재로 인식할 때 비로소 민주화된 국가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발언 도중 "그래서 제가 이명박 정부 초기에 권력의 사유화를 지적했다가 엄청나게 고생했다"는 점도 회고했다.
정 의원의 이런 지적이 이어지자 황교안 총리는 "각 부처가 부처별로 책임 행정을 펼치도록 하겠다"면서 "공무원의 인사권은 정상적으로 되지 못하는 부분이 혹시라도 있다면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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