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대선 출마에 대한 평가를 하루 앞두고 이회창 후보가 밝힌 마지막 메시지는 "이명박은 안 된다", "박근혜 전 대표와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남대문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서울의 강남과 강북, 동쪽과 서쪽을 종횡하며 막바지 표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에는 서울 명동에서 12개의 태극기를 앞세운 '구국대행진'으로 17대 대선 선거운동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피의자를 대통령으로 뽑는 나라는 없다"
이날 오전 이 후보가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기 이전에 캠프의 이혜연 대변인, 강삼재 전략팀장 등은 이명박 후보를 맹공하며 D-1을 예열했다.
특히 이 대변인은 "여론조사 기관, 언론, 재벌, 검찰, 교회, K대 동문회 등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주류세력들이 하나같이 이명박 후보 앞에 '충성서약'을 끝낸 듯한 의혹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면서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을 공격했다.
이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두 번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 선거운동 핵심이 '주류화 전략'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캠프가 처한 현실을 잘 나타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사무실 기자회견을 자주 가졌던 이 후보는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만은 어떤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명박 후보로의 정권교체는 안된다. 범죄 피의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나라는 동서고금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범죄 피의자를 대통령으로 뽑고도 우리 자식들 앞에, 우리 후손들 앞에 있겠냐"면서 "특검의 조사 대상이 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특검정국이 시작되고 여야 간에 사생결단의 충돌이 이어질 것이 뻔하다"며 보수층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유일한 선택은 바로 저 이회창 밖에 없다"면서 "여러분이 이회창을 선택하면 이회창이 된다"라고 사표심리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애썼다.
특히 그는 '사랑하는 한나라당 동지'를 호출하며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의 절실한 소망을 두 번이나 이루어내지 못했던 역사의 죄인이기에 여러분의 사랑이 가슴에 사무치게 아로새겨져 있다"면서 "한나라당은 저의 마음속을 저리게 하는 저의 고향이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잘못하면 최악의 상황인 심판받아야 할 좌파의 정권 연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 드리겠다"면서 "다시는 지난 10년, 통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한나라당 동지 여러분들이 일치단결하여 저 이회창으로 후보 교체하시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국대행진'으로 선거운동 마무리
기자회견 이후 이 후보는 마지막으로 서울을 다시 한 번 훑었다. 그는 대형 거리 유세보다 강서구 화곡역, 영등포역 광장, 강남역, 삼성역, 잠실역 지하상가 등을 순회하며 시민들의 손을 직접 붙잡는 방식을 택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반듯한 대한민국'을 강조하며 막바지 표심 붙잡기에 진력했다.
대신 이 후보는 이날 저녁 8시 부터는 명동에서 대규모 거리 유세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국대장정'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행사에는 기호 12번과 '상유십이 순신불사'를 상징하는 대형 태극기 12개의 퍼레이드와 함께 여성 지지자들로 구성된 '행주치마 부대'도 등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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