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가계빚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가계부채의 핵심인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이 300조 원을 넘어섰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따른 결과지만,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대출자들의 부담이 커져 금융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00조9568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1246억 원 늘면서 300조 원 선을 돌파했다.
1년 전인 작년 4월 말 271조7535억 원보다는 29조233억 원이 증가했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수도권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176조8884억 원이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합친 전국 주택담보대출은 477조8452억 원으로 전달보다 7조9735억 원 늘었다. 전체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의 64.3%가 수도권에서 늘어난 셈이다.
이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은 지방보다 강한 부동산 규제가 적용돼왔던 만큼 규제 완화의 효과가 비수도권보다 크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전세난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해 자가전환 수요가 커진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4월 말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2408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10조1000억 원 증가했다.
이중 수도권의 가계대출은 460조4652억 원으로 전달보다 5조9583억 원 늘었다.
가계대출도 역시 한 달간 전체 증가분의 59%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이런 대출증가는 금리 인하와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로 전국 주택 거래량이 석 달째 10만 건을 넘는 등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된 영향이다.
정부는 작년 8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했고 한은도 8월부터 지난 11일까지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1.50%로 1%포인트 인하했다.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10만987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5% 늘었고 1∼5월 누적 거래량은 50만413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신용대출과 달리 담보가 뒷받침되므로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금리가 상승하거나 집값이 떨어지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박창균 중앙대 교수는 "금융위기처럼 외부 충격으로 자산가격이 떨어지면 담보가치가 하락하는데 이로 인해 은행이 대출을 연장하지 않고 회수하는 것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시나리오"라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장기분할상환 위주로 재편해야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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