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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싸움·야유·욕설…결국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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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싸움·야유·욕설…결국 '아수라장'

"깝죽대지 마라" vs "나이 어린 게 버릇없이"

'BBK 특검법'과 수사검사들에 대한 '탄핵안'을 둘러싼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의 벼랑 끝 대치가 결국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들어오는 모든 출입구를 봉쇄, 이를 뚫고 본회의장 출입구를 확보하려는 신당 당직자, 보좌관들과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끝내 몸싸움을 벌였다.

신당 "이명박 특검법 반드시 관철해야"

신당 당직자들은 본회의장 출입구 밖을 지키고 있던 한나라당 당직자들을 밀어붙이기 시작해 결국 진입 통로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격한 몸싸움 와중에 양당의 일부 당직자들은 술냄새를 풍기기도 했다.

그러나 본회의장의 모든 출입구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사전에 쇠사슬, 전기줄, 집기 등을 동원해 봉쇄한 상태. 문을 여는데 실패한 신당 의원 90여 명은 본회의장 앞에 진을 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 본회의장 밖에서 한나라당, 대통합민주신당 관계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김효석 원내대표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BBK 검찰수사로 진실이 생매장 되는 결과를 묵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명박 특검 법안을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연설에 나선 이해찬 선대위원장은 "의원들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초등학교 반배치를 기다리는 초등학생들 같다"고 농담을 건넨 뒤 "지난 20년 간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앉아있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마치 5공화국이 부활한 것 같다"며 "이러고 앉아있을 때가 아니다. 문이라도 부수고 들어가 특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독려했다.

송영길 의원이 마이크를 잡자 주변의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야유를 보내면서 저지에 나섰다. 이에 김효석 원내대표와 선병렬 의원, 지병문 의원 등이 현장에 있던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에게 강력히 항의하면서 분위기가 다시 험악해지기도 했다.

한나라 "지금부터는 전투태세"

본회의장 밖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회의장 안에서 농성 중이던 한나라당 의원들도 분주히 움직였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제 의장석으로 모두 올라가십시다"라면서 의원들을 진두지휘했고, 좌석에서 대기하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제히 의장석 주변에 몰려들었다.

안 원내대표는 "신당 의원들 100여 명이 집결하고 있고, 소화기를 놓고 정문의 유리문을 깨려고 하고 있다"면서 "이제부터는 전투태세"라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본회의장 출입구를 안에서 완전히 봉쇄한 탓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워 보였지만 일부 의원들은 저고리까지 벗어 던지면서 '일전'을 다짐하는 모습이었다.

의장석은 심재철 의원이 차지했고, 김충환, 박형준, 김기현, 윤건영, 최구식, 황진하, 유기준, 공성진, 박계동, 권오을, 김학원, 정두언, 최경환, 이병석 의원등 60여 명이 주변을 에워쌌다. 진수희, 박찬숙, 고경화, 이혜훈 의원 등 여성의원들도 동참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증거사진'를 확보하려는 듯 차명진 의원은 카메라까지 들고 나섰다. 배일도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책상, 서랍장 등을 옮겨 와 의장석 바로 아래 위치한 속기사석의 출입구마저 봉쇄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깝죽대지 말라" vs "나이도 어린 사람이 버릇없이…"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모습을 드러낸 신당 이상민 의원과 한나라당 의원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상민 의원은 "홍준표 선배는 왜 뒤쪽에 서 있나. 좀 더 앞으로 가시라"고 농담을 던졌다. 정작 홍준표 의원은 웃어 넘겼지만, 의장석에 앉아 있던 심재철 의원이 "이상민 의원은 깝죽대지 말라"고 고함을 지르면서 분위기가 험악해 졌다.

이에 이 의원이 "나이도 어린 사람이 목에 힘주고 거기(의장석)에 앉아서 버릇없이…, 이 사람아, 깝죽이 뭐야"고 받아쳤지만, 심 의원은 "깝죽이 아니면 껍죽이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대치가 이어지면서 박형준 대변인이 확성기를 들고 현장의 기자들에게 현안 브리핑을 하는 진기한 장면까지 연출됐다. 브리핑 내용 자체는 본회의장 대치와 무관한 것이었지만 신당 의원들이 언제 본회의장 진입을 강행할지 몰라 대변인도 자리를 비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 대변인은 "대변인이 본회의장에서 핸드 마이크를 통해 논평하는 것은 아마도 헌정사상 초유의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장·부의장 직권상정 부정적…처리여부 불투명

일단 양 당은 물러설 수 없는 대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직권상정 권한을 가진 임채정 국회의장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날 본회의 처리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임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건강 검진을 이유로 병원에 입원 중이고, 이용희 국회부의장도 직권상정에 부정적인 태도다.

신당 지도부는 일단 본회의장 앞의 대오를 유지하면서 임채정 국회의장과 이용희 부의장을 강력하게 설득하고 있는 중이다. 신당의 한 당직자는 "어제만 해도 직권상정에 동의했던 이 부의장이 오늘 아침 생각을 바꿨다고 한다"며 "아직 설득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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