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춘 전 싱가포르 대사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로부터 2001년 'BBK 회장·대표이사'라는 직함이 기재된 명함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이후 이 후보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사는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의 명함을 받았다고 말한 지난 달 22일 이 후보가 전화를 걸어와 35분 가량 통화를 했다"며 "이 후보는 내게 '친구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경상도 사람끼리 그럴 수 있느냐'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신당 "이명박 후보에게 '부패의 앞잡이'라고 했다더라"
이 전 대사는 이에 "당시 이 후보에게 '내가 명함을 공개한 것은 개인적 사감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다. 제발 대북노선을 바꾸어라, 노선수정을 하라'고 말해줬다"며 "'지지율이 높을 때 대북노선을 수정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조언해 줬다"고 전했다.
이 전 대사는 1980년 대통령 비서관 시절 이 후보를 알기 시작해 이 후보와 27년 지기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통합민주신당 이상민 의원은 이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 전 대사와 이 후보가 통화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고 언급한 뒤 "이장춘 전 대사가 신당 의원들을 만나 '내 자식이라고 하더라도 이 후보처럼 하면 쳐버리겠다. 신당과 참여정부도 이념적으로 비난할 것이 많지만 이 후보같은 부패의 앞잡이가 대통령되는 것은 눈뜨고 못보기 때문에 나섰다'는 말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 후보가 전화를 걸었느냐 아니냐에 대해) 확인해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미 BBK사건 관련 수사가 끝난 마당에서 계속 꼬투리를 잡으려는 신당의 태도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찬종 전 의원은 이날 남대문로 이회창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경준 씨를 접견한 결과 검찰이 김 씨를 조사하면서 BBK에 투자된 600억 원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과정은 조사하지 않았고, BBK가 모두 600억 원을 끌어들여 운용하는데 이명박 후보가 실세 책임자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또 "김 씨가 태평로 삼성생명 빌딩에 BBK 사무실을 얻으려 했지만 이름도 없는 회사라고 거부를 당했었다"면서 "그러자 이명박 후보가 미국에서 (삼성생명 측에) 전화를 걸었고, 건물 관리 책임자인 에버랜드 부장이 김 씨와 만나 11층에 BBK 사무실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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