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세계여성평화운동가들 DMZ를 건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세계여성평화운동가들 DMZ를 건너다

"북한에서 봤던 것 중 가장 슬펐던 것은 이산가족"

"우리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성취할 수 있었습니다. 대화와 화해와 여성 인권을 위해 이뤄낸 것입니다."

24일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 선 미국의 저명한 여성 평화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81)은 상기된 표정으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스타이넘이 명예위원장을 맡아 이끈 위민크로스DMZ(WCD)는 이날 개성에서 출발해 경의선 육로를 통해 비무장지대(DMZ)와 군사분계선(MDL)을 건너 남으로 왔다.

WCD에는 세계 15개국의 여성평화운동가 30여명이 참가했다. 북아일랜드의 내란을 막는데 이바지한 메어리드 매과이어와 라이베리아의 비폭력 투쟁을 이끈 리마 보위 등 노벨평화상 수상자들도 함께 했다.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남한에 도착한 이들은 흰 옷을 맞춰입고 목에는 색동 보자기 스카프를 걸고 있었다.

오랜 분단의 세월 속에서도 남한과 북한 양쪽에서 모두 색동이 '평화롭고 복된 삶을 맞이하라'는 뜻으로 쓰인다는 점에 착안한 작품이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화해를 통해 전세계의 평화를 기원하겠다는 염원으로 기획된 이들의 행사는 처음 계획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성사됐다.

원래는 DMZ를 건너 '해결되지 않은 전쟁과 분단의 상징적인 잔재'인 판문점으로 들어오겠다는 계획이었으나 남한 당국과 유엔사령부의 권고에 따라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걸어서 내려오겠다는 계획도 안전 문제 등으로 대부분의 구간에서 차량을 이동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했다.

그러나 이들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보다는 북에서 남으로 '통일과 평화'를 위해 걸었다는 것을 뿌듯해하는 모습이었다.

리마 보위는 "처음 출발할 때 비행기 티켓을 편도로 끊을 정도로 어디로 갈지 알지 못했던 상황에서 시작했지만 우리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을 성취했다"고 말했다.

북한을 방문한 것에 대해 남다른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메어리드 매과이어는 "북한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보았던 것 중 가장 슬펐던 것은 이산가족이었다"며 "끝나지 않은 긴 냉전체제에서 형제자매가 서로를 다시는 만나지 못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매과이어는 자신의 경험을 말하며 "북아일랜드의 오래된 전쟁에서는 여성들이 평화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너무나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남북한의 평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통일대교로 이동한 이들은 남한에서 기다리고 있던 300여명의 시민 환영단과 함께 임진각 평화누리공원까지 2㎞가량을 행진했다.

40여분 가까이 민통선을 따라 행진하면서 WCD 국제공동대표단과 환영단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를 입맞춰 부르기도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